[아론과 훌] 나의 작은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

등록날짜 [ 2012-09-19 13:23:52 ]

주를 위해 한 일은 결국 땅에 떨어지지 않아
힘들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금식기도란, 내 목숨과 바꿀 만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이다. 금식기도는 그만큼 위력이 있다. 누가 ‘금식기도’를 한다고 하면, 나는 대학 졸업한 후에 취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20대 후반 암울하던 때가 생각난다.

제대하고 대학교에 복학하자마자 갑작스럽게 예수를 만나서 신앙생활에 푹 빠졌기에 사실 나는 학업과 신앙생활을 균형 있게 하지 못했다. 그 결과로 졸업 후에 입사원서를 여러 군데 넣었지만,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 취업하려고 절박하게 기도하다가 최후 방법으로 삼 일간 금식을 했다.

금식 삼 일째 날이었다. 면접 때문에 마포 근처에 갔다가 허탕치고 교회로 가려고 당시 마포 가든 호텔 건너편에서 망원동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공덕동 쪽으로 신한은행이 들어선 20층짜리 고층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나도 취직해서 저런 빌딩에서 근무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금식이 끝난 후에도 별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직장에 다니는 청년 회원과 대화하던 중에 직원을 구하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은행에 다니는 친구가 교회 청년 중에 직장 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내 의사를 물었다. 물류 쪽 일이라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무조건 가보겠다고 하고 그 회사를 찾아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회사 위치가 금식 마지막 날 멀리서 바라보던 바로 그 빌딩이었다.

우연한 일치이겠거니 하고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나를 쓱 보더니 “당신은 물류와 맞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을 부르더니 그분과 면접을 다시 보라고 했다. 그 사람은 고객서비스 담당 책임자였는데 내게 무슨 일을 해봤느냐고 묻기에, 교회 청년회에서 회원 관리와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보았다고 했더니, 갑자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부서에서는 고객관리도 하면서 행사를 진행할 신입사원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며칠 후,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양복을 차려입고 그 빌딩으로 출근하자 금식 후 짧은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 사실이 무척 신기했다. 한마디로 그 취업은 금식기도한 응답이었다. 나는 그 직장에서 13년간 근무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 직장이 기도응답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외국계 기업이라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온전히 주일 성수를 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직장 덕에 결혼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일에 부족함이 없었다.

IMF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당할 때에도 편안하게 어려움을 넘겼고, 결정적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신학대학원에 들어가서도 3년 과정을 그 회사에 근무하며 무사히 마칠 수 있었으니 하나님이 완벽히 예비하신 축복이었다. 나의 금식기도, 한숨 섞인 작은 신음마저도 하나님께서는 세밀히 귀 기울여 들으시고, 참으로 큰 것으로 응답해 주셨다.

요즘 청년 취업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워졌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생활까지 하다 보면 다른 사람과 경쟁에서 뒤처진 것처럼 느껴져 더 불안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는 주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
 
나는 청년 때에 좀 더 시간을 아껴서 취업 준비까지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나름대로 마음을 쏟아 주를 위해 충성한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때였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주를 위해 충성한 그 시간을 영원히 잊지 않으시며, 그런 자들의 기도에 응답하는 분이라는 사실을 나는 확실히 믿는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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