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습관이 가져오는 엄청난 힘

등록날짜 [ 2013-08-13 09:16:54 ]

우리 뇌는 익숙한 행동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많아
기도도, 성경읽기도 훈련이 없으면 그만큼 어렵다

약 한 달 전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당시, 뉴스에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기체가 거의 두 동강이 난 채 정지하자 승무원들이 승객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이때 한 승무원은 본인도 심하게 다쳤지만 이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맨발로 뛰어다니며 승객을 대피시켰다.

나중에 기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구조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느냐고 물어봤다. 만약 승무원들이 늑장 대응하거나 우왕좌왕했으면 사망자가 더 나올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승무원은, 평소 훈련을 많이 받다 보니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기계적으로 몸이 움직였고 나중에야 상황의 위험을 알았다고 말했다. 평소 반복된 구조 훈련이 긴급 상황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하는지 잘 보여준 장면이다.

우리는 살면서 습관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의지나 목표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최근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오랜 습관이 우리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학생이 공부를 잘하려면 의지가 아주 중요하고 학업에 흥미를 느끼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꾸준한 성적과 실력을 유지하는 학생들을 보면 오랜 기간 습관처럼 공부한 학생들이 많다. 어떤 계기로 갑자기 벼락치기 공부해서 성적이 오른 경우에는 다음에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지만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하고 성공할 확률도 훨씬 높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 두뇌구조와도 관련이 있는데 우리 뇌는 어떤 행동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반복하면서 유지하려는 안정화 패턴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에서 사람의 궁극적 목적이 행복이며,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탁월성을 함양해야 하는데 이것은 오직 습관을 통해서만 형성된다고 말한 바 있다. 습관은 행동뿐 아니라 성격이나 의지에도 작용한다.

예를 들어 불쾌한 일이 있을 때 화부터 내는 사람은 나중에는 조급한 성격이 몸에 배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고, 할 일을 미루는 사람은 계속 게으름을 부리다가 결국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무심코 안 좋은 말을 내뱉거나 주위를 썰렁하게 만드는 실수도 따지고 보면 평소의 잘못된 언행이 표출된 경우가 많다. 우리의 말투, 표정, 몸짓, 행동방식, 대인관계 등 모든 것이 우리가 어떻게 습관을 들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필자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지각하는 것에 대해 무척 엄한데 지각도 습관이기 때문이다. 또 강의실에 들어가면 차분히 앉아 수업준비를 하는 학생도 있고 스마트폰을 잠시도 떼지 않고 만지거나 옆 사람과 수다를 떨고 음악을 듣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본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행동이 거의 끝까지 반복된다는 것이다. 한번 자신을 돌아보라.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의 안 좋은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한가한 시간에 먼저 무슨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교회 같은 중요한 곳에 갈 때 제시간에 가는지, 도착해서 제일 먼저 무엇을 하는지, 사람들에게 평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이런 행동이 세월이 지나면서 큰 격차를 벌려 우리의 삶을 달라지게 만든다.

우리의 행동과 성격은 타고나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습관을 통해 형성된다. 또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은연중 따라 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안 좋은 모습이 보이면 부모를 무심코 모방했다고 보면 된다. 리더와 대중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다. 예수 그리스도는 습관에 따라 감람산에 가서 기도하셨고, 바울은 습관대로 회당에 가서 성경을 가르쳤다고 한다. 당신의 습관은 무엇인가? 


/김 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34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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