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6-24 11:30:40 ]
언론인 출신이면서 교회 장로인 국무총리 내정자가 수년 전 어느 교회에서 한 강연 내용이 와전되어 뜻하지 않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사실 여부를 알고 싶은 사람들이 강연 전체를 시청하였고, 그 결과 오해라고 밝혀지고는 있지만 이미 사태는 되돌리기 어려운 지경까지 왔다.
‘만사가 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믿음은 기독교인에게 자연스러운 신앙관이지만, 세상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우리 민족 근현대사의 가장 큰 아픔인 일제 강제점령이나 6·25 사변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말하면, 그런 역사속의 아픔을 새로운 발전의 기회로 승화하자는 애국적인 발언임에도 무조건 오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국가지도자 자질을 검증한다고 해서 기독교인으로서 개인적인 신앙 표현까지 매도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그와 동일한 신앙관과 역사관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다 매국노요, 친일파라는 말인데, 이는 기독교 전체를 모독하는 행위다. 반드시 해명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와전된 부분은 시정해야 한다. 이 일을 통해 우리 기독교인은 먼저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올바른 신앙관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오해가 없도록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창조주로서 모든 것이 존재하도록 절대 주권과 섭리 안에서 유지해 가신다. 또한 창조하신 모든 것들과 지속적으로 관계하시면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신다. 그래서 우리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시는 것은 물론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시139:1~4, 마10:29).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이 부분은 인간의 권한 밖의 일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어떠한 자세와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면 된다.
하나님은 섭리대로 모든 일을 진행하시지만 그 섭리 안에 인간을 동참시켜서 함께 이루어 가기를 원하신다. 그렇기에 먼저 내가 하나님의 섭리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죄 사함받아 성령으로 거듭남으로써 하나님의 섭리에 동참할 수 있다. 그렇게 하나님과 중심이 하나가 되면 그 순간부터 삶의 모든 시간이 하나님의 섭리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과정으로 바뀐다. 기독교인으로서 주어진 삶에 의미를 두고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가 바로 하나님 섭리 안에 내가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또 한편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방해하는 악의 세력들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악한 영의 방해가 하나님께는 도전이지만 인간에게는 ‘위기’로 다가오는데 이것을 우리는 ‘고난’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섭리가 크면 클수록 위기도 크지만 내가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다는 확실한 믿음만 있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악까지도 초월하여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섭리를 우리가 알 수 있는 길은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통해서다.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말씀대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행하느냐에 따라 하나님의 섭리를 앞당길 수도 있고, 반대로 불순종하여 하나님 섭리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여기에 덧붙여야 할 것이 기도다. 하나님의 섭리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기도’다. 모세의 중보기도가 이스라엘 백성을 살렸고, 병으로 죽게 된 히스기야 왕은 기도로 생명을 연장받았다. 니느웨를 향한 하나님의 심판을 거두신 것도 기도 덕분이다. 기도는 개개인은 물론 민족과 국가를 향한 하나님 섭리까지도 바꾸어 놓는 능력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를 현실 도피용이나 무책임하게 세월을 보내는 일에 사용해서도 안 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섭리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가만히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고난의 위기를 넘나들며 싸워 이기는 사람들이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분이시지만 우리의 책임 있고 준비된 행동을 통해서 역사하신다는 점을 잊지 말고 말씀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는 삶을 살 때 당장은 하나님의 섭리가 보이지 않지만 세월이 지난 후 내 삶 속에 하나님의 섭리가 이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장항진 목사
도서출판국장
위 글은 교회신문 <39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