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것

등록날짜 [ 2014-12-02 13:20:59 ]

지난달에 몇 주간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중 후반기에 방문한 나라는 콜롬비아와 캐나다인데 둘 다 6.25사변 참전국입니다. 출장목적상, 우리나라 정부가 이 두 국가 참전용사들에게 어떠한 지원과 교류를 하고 있는지 현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출장 기간 중에 초청행사가 겹쳐 대사관에서 80세가 훨씬 넘은 6.25 참전용사 몇 분을 직접 만났습니다. 그들은 모두 대한민국이 오늘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자유민주주의 속에 살고 있는 데는 자신들이 기여한 바 크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2013년도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는데, 6.25사변 당시 폐허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고 감격에 겨워 눈물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60년 전에 이국땅에 와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를 지켜 준 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또 우리의 선배 세대들이 피눈물 흘린 노고가 있었기에 지금 대한민국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또 우리는 지금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때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우리 민족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파란만장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지나 현재의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혹 지금 젊은 세대들이 그 사실을 잊고 살면서 지나간 역사에 대한 회고와 성찰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지난번 글에서 저는 우리나라의 치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신이 살고 있는 이런 평화로운 국가를 전복하려고 모의하고, 북한 지배 세력을 추종하며 내란을 선동하는 사회적 집단이 등장하고, 그들을 옹호하는 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서, 먼 타국 땅에서 만난 6.25 참전 용사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지구 반대편 머나먼 나라에 와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공산주의 세력의 공격을 수호해 낸 그들은, 우리나라를 ‘제2의 조국’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반면, 수십 년간 북한 무력 독재 정권 하에서 고통받는 수천만 북한 동포의 인권에는 침묵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을 모아 식량을 지원하는 등 인도적인 명분으로 전달한 대북지원금으로 핵무기를 만들어 주변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자위권 행사로 규정하는 이들은 과연 조국이 어디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입니다.

 

출장을 간 나라마다 공항에서 출입국 심사를 받아야 했는데, 그럴 때면 ‘대한민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여권을 자랑스럽게 내밉니다. 60여 년 전 6.25 참전용사들이 공산주의 세력으로부터 목숨을 걸고 지켜 낸 우리의 조국이 있기에 대한민국 여권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국적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 수출품인 자동차, 휴대폰, 전자제품과 광고판들이 금방 눈에 뜨입니다. 50세가 넘은 기성세대가 이룩한 눈부신 경제성장의 결과를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이승만 건국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국가수호와 발전을 위해 반공정신과 애국심에 가득 찬 당시 기성세대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희생으로 채워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가 있기에, 6.25사변 이후 지금까지 적의 침략을 막아 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과거를 무시하는 번영과,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방치하다가 준엄한 심판과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후회와 탄식 속에 멸망해 가는 민족이 될 것인지, 아니면 이전 세대가 목숨을 걸고 지켜 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철통같이 수호하면서 다가오는 세대에게 역사의 잘못된 반복을 훈계하여 지속적인 번영을 유지하는 민족이 될 것인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과연 무엇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할지는, 지나간 역사를 되짚어 보고 깨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승호 안수집사

국방부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41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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