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1-20 10:49:01 ]
노년에 예수를 믿기 시작한 어떤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런데 예수를 믿으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성경을 읽을 때마다 사람들이 제일 읽기 어려워하는 마태복음 1장 족보만 매일 반복해서 읽으셨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世系)라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마태복음 1장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는 할아버지가 이상해서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께 여쭈어 보았다. “할아버지는 정말 이상하세요, 왜 그 많은 성경 중 매일 여기만 읽으세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마태복음 1장 예수의 족보를 마치 시조 읊듯 한 번 쭉 읊으시더니 껄껄 웃으시면서 손자에게 말했다. “아가야, 조금만 있으면 천국 가서 이분들을 모두 다 만나 뵐 텐데 이름이나 알아야 인사를 하지.”
필자는 우리 교회 새가족 교육 시간에 이 이야기를 자주 한다. 딱딱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서 어르신이 많이 참석하신 날에는 아주 효과만점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냉수 한 그릇’이라는 CCM 프로젝트팀의 ‘이사 갈 준비’라는 찬양 가사 내용이다. 이 찬양은 “처음 것들은 다 지나고 눈물 없는 곳 기쁨으로 가득한 그 나라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이사 갈 준비 됐나요?”로 끝을 맺는다.
오늘날 예수 믿는 사람 중에 이 할아버지처럼 순수하게 천국을 사모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예수 믿는 목적이 이 땅에서 어떻게 하면 잘살까에 있다 보니 천국 소망을 잊은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교회에 다닌다고 하면서도 천국과 지옥을 실제로 믿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윤석전 담임목사께서 설교 중에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신다.
“만약 저보고 20대로 돌아가라면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천국에 갈 텐데 뭐하러 청년 시절로 돌아갑니까? 지금까지 죄와 싸우며 신앙을 지키려고 얼마나 모진 고난을 받았는데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면 사양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영혼의 때를 준비하라는 설교를 주로 하신 목사님으로서 매우 당연한 말씀이다. 죽으면 천국과 지옥이 있다고 확실히 믿는 성도라면 절대적으로 공감할 내용이다.
사도 바울도 이 땅에서 얼마나 고난을 받았는지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에 고백하였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럽지 아니하고 오직 전과 같이 이제도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히 되게 하려 하나니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니라 그러나 만일 육신으로 사는 이것이 내 일의 열매일찐대 무엇을 가릴는지 나는 알지 못하노라 내가 그 두 사이에 끼였으니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을 가진 이것이 더욱 좋으나 그러나 내가 육신에 거하는 것이 너희를 위하여 더 유익하리라”(빌1:20~24).
이 땅에 있는 교회와 성도의 유익 때문에, 그 사명 때문에 육신의 때를 살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죽어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고 싶은 욕망이 훨씬 더 크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인이 이 땅에서 육신으로 사는 삶은 집을 두고 잠시 텐트에서 사는 것과 같다. 우리가 종래에 도착할 본향은 이 땅이 아니라 천국이다. 육신이 죽는 날은 이 장막을 싹 걷어치우고 영원한 아버지 집으로 이사 가는 날이다. 죽음은 종착역이 아니라 우리를 천국으로 이어주는 환승역에 불과하다.
이 진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죽음으로 인생이 끝나는 것만으로도 허무하고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나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히9:27). 예수를 믿지 않아 구원받지 못한 자들에게는 영원한 지옥 형벌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남자는 78세, 여자는 85세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웰빙(well-being)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잘 죽을지를 염려해야 할 ‘웰다잉(Well-dying)’시대라고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죽는 방법은 예수 잘 믿어 지옥에 가지 않고 영원한 천국에 가는 것이다. 부활하여 천국에서 영생하는 죽음보다 더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가장 안타까운 죽음은 예수 안 믿고 지옥 가는 것이다.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은 “다 예수 믿고 천국으로 이사 갑시다”라는 말이다.
장항진 목사
도서출판국장
위 글은 교회신문 <41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