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7-28 18:47:43 ]
온 지면을 적시는 장맛비와 대기를 순환시키는 거대한 선풍기 같은 태풍이 지나가면 하늘은 더 청명하고 푸르러 보인다.
그 지평선 너머 보이는 하늘 저편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심연의 우주가 있다. 새로운 지평선이라는 뜻인 미국 NASA우주탐사선 뉴 허라이즌스(New Horizons)호가 최근 태양계의 끝자락에 있는 행성인 명왕성을 지나쳐 가고 있다.
2006년 1월 19일 발사된 후로 거의 9년 6개월 만에 명왕성 1만 2500km 부근에 도달한 것이며 앞으로도 태양계 외곽 천체를 탐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발사 시 지구를 벗어나는 속도가 초속 16.26km로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어떤 로켓보다도 빠르게 지구를 벗어난 우주선이다.
지금도 초당 13km 정도 속도로 태양계를 벗어나고 있는데 이는 시속 4만 9600km에 해당한다. 지구 둘레가 약 4만km이니 50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속도인 셈이다. 폭 76cm 본체와 길이 20m나 되는 접시 안테나를 달고 있는 이 탐사선은 9년이 넘는 시간 동안 총 56억 7000만㎞ 거리의 우주 공간을 비행했고 앞으로 16개월간 명왕성과 그 위성을 촬영한 수많은 사진을 전송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학 발전으로 이렇게 먼 우주를 탐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생각으로는 상상이 불가능할 만큼 거대한 우주 내부의 아주 짧은 거리를 탐사한 것에 불과한 것을 깨닫는다면, 결국 창조주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민항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본 경험이 있다면 하늘에서 보는 산과 바다 그리고 도시 속에서 사는 인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그런데 막상 우리는 그렇게 큰 그림을 그려가며 생각을 하지 못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하급수적으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두 손바닥만 한 액정화면만 쳐다보고 있다. 아니 거의 스마트폰에 의지하며 살고 있다. 택시 잡기, 버스나 지하철 노선 안내, 비용 지불, TV나 영화 보기, 뉴스 보기, 독서뿐만 아니라 주변인과의 대화도 SNS나 문자, 이메일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편한 만큼 이 모든 편리함이 한순간에 마비되어 아무것도 못하는 디지털 바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주적인 북한은 이러한 디지털시스템을 일시에 멈출 수 있는 사이버 해킹부대를 나날이 증가시키고 있고 실제로도 사이버 공격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려면 우리 정보기관이나 사이버부대에 대한 많은 지원과 전력증강이 필요한데도, 북한에 수년 전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어떤 정치인은 국가정보기관의 모든 디지털 정보자료를 공개하라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사드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만큼이나 어이없는 말이다. 제2연평해전을 비롯한 수많은 전투에서 애국자들은 고귀한 목숨을 희생하며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 냈다. 연평해전 당시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하거나 남북평화 분위기를 해쳐서는 안 된다며 우리 해군장병들에게 북한의 선제공격을 지켜보게 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종북주의자들은 중국과 북한을 자극한다며 사드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을 반대하고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전작권을 빨리 가져오라고 성화다.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가는 방법은 여러 종류가 있다. 여객기 뒷좌석에 앉아 편안히 쉬어 가며 가는 사람은 주변의 기상이나 항로, 비행기의 정비 상태에 별 관심이 없고 먹고 자는 데 관심이 있을 뿐이다. 조종사나 승무원은 그렇지 않다. 수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목적지까지 안전히 비행하기 위해 무던하게 애를 쓴다.
우리나라는 지금 초대형 여객기에 타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북한과 대치하고, 세계정세, 주변의 안보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지금 전투기와 수송기 편대에 나눠 타고 있는 군인의 정신이 필요하다.
언제든 적진에 뛰어내려 적을 무찌를 수 있는 전투 요원, 호위하는 전투기 조종사, 공중급유기나 전자전기와 같은 편대를 이루어 자유민주통일한국이라는 목적지 공항에 무사히 내릴 때까지 누구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비행기는 적에게 공격받는 순간 지상으로 추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강승호 안수집사
국방부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44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