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본디오 빌라도 생애에서 얻는 교훈

등록날짜 [ 2015-12-02 18:54:40 ]

#1. 본디오 빌라도는 주후 1세기 유대와 사마리아 그리고 이두매를 약 10년 동안 다스린 제5대 로마 총독이다(주후 26~36년 재임). 그는 로마 제국을 위해 몸과 마음과 물질을 모두 바쳐 적극적으로 일하며 싸우다 큰 공적을 세웠고, 황제에게 인정을 받아 무관(武官)인 기사(騎士)가 됐다.

 

빌라도 총독은 솔로몬의 연못에서 예루살렘으로 수도(水道)를 끌어오려고 성전고(聖殿庫)에 있는 금을 함부로 사용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께 헌물로 바친 거룩한 금을 빌라도가 세속적인 목적으로 도용(盜用)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총독 빌라도가 예루살렘에 왔을 때 소란을 일으키며 그를 공격하려고 둘러쌌다. 빌라도는 그런 일을 예견했으므로 무기를 가진 사복 차림의 부하를 군중 속에 잠입시켰다. 군중의 소란이 최고조에 달하자 부하들은 빌라도의 신호에 따라 폭도를 습격해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

 

총독 빌라도는 주후 29년 유월절에 민중의 소동이 일어나리라 짐작하고 예루살렘에 올라갔다. 많은 유대인이 절기를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모일 때 총독도 상경해서 헤롯 궁전에 묵는 것이 관례였다. 빌라도는 민중 폭동을 일으킨 갈릴리 사람들을 습격해 그들의 피를 로마 신에게 바치는 제물의 피에 섞게 했다(눅13:1~2). 그는 자신에게 큰 희생이나 손해가 올 경우 올바른 결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빌라도 생애의 마지막은 어떠했을까. 예수 그리스도의 사형을 집행한 후 약 8년이 지난 시점에 사마리아 출신인 어떤 이가 빌라도를 찾아왔다. 그리심산 꼭대기에 올라가면 주전 15세기 모세가 성막의 황금 기구(器具)를 숨긴 곳을 가르쳐 주겠다고 거짓말했다. 사마리아 사람은 폭군 빌라도가 그리심산에 올라오면 제거할 심산이었다. 수많은 유대 군중이 무기를 갖고 그리심산 기슭에 모였다. 빌라도는 무장한 군인들을 동원해 민중을 급습해 모두 살해하고 말았다.

 

사마리아인들이 자신들의 억울한 사실을 로마 황제에게 탄원하자, 본디오 빌라도를 총독직에서 면직했다(36~37년). 평민으로 돌아간 빌라도는 여러 모양으로 고통을 당했다. 결국 칼리쿨라(Caligula, 로마의 3대 황제, 재위 37~41년) 황제에게 사형 집행 통보를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2. 과거 터키의 수도였던 이스탄불 옛 도성 안에는 1700년 된 소피아 사원이 있는데, 그곳에서 비밀문서 하나가 발견돼 가이드 포스트가 이를 소개했다. 문서의 제목은 <예수의 체포와 심문 및 처형에 관하여 가이사에게 보내는 빌라도의 보고서>였다.

 

로마 2대 황제 티베리우스에게 보낸 빌라도 총독의 보고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각하께 문안합니다. 제가 다스리는 지역에서 최근 수년 동안 일어난 사건은 나라의 운명까지 변하게 할 일이기에, 각하께 소상히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원하지는 않았지만 폭동이 걱정되어 희생양으로 예수라는 청년을 십자가에 처형했습니다. 그리고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무덤은 텅 비었고 제자들은 예수의 부활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생애는 마치 진흙이 토기장이 손에 있듯, 모든 것이 그의 손에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그의 주장이 사실일 수밖에 없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3. 본디오 빌라도는 확실히 알았다. 자신이 직접 사형을 선고한 예수가 바로 유대인들이 그토록 바라던 메시아라는 사실을, 그리고 죽은 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 부활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빌라도는 그것을 마음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예수 믿는 것은 오로지 어떤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마음으로 믿고 따르고 확실하게 경험해야 비로소 “믿는다”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에 관해 이렇다 저렇다, 의견이 참으로 많다. 하지만 그를 직접 심문하고 그에게 분명 죄가 없음을 알고도 사형선고를 내리고, 그가 부활한 사실을 본 사람이 직접 “예수가 한 모든 일은 사실일 수밖에 없다”고 명시한 내용보다 더 확실한 것이 있을까. 예수 그리스도는 살아 계시고 오늘도 내일도 동일하게 우리와 함께하시는 이임을 믿어야 한다.

정재형 편집장
 

위 글은 교회신문 <4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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