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1-05 14:59:55 ]
진정한 깨달음은 반드시 변화 실천을 동반하는 것
새 사람을 입는 것이 곧 그리스도인이 가질 증거
사람들은 보통 새해가 되면 소망을 품고 새로운 결심과 각오를 다진다. 운동, 금연, 금주, 여행, 공부 등의 계획부터 주변 사람에게 잘하고 더 긍정적으로 살기 등 다양한 약속을 하면서 신년 계획을 세운다. 세월이 지나는 만큼 뭔가 바뀌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새해가 되면 그간 바빠서 손을 대지 못한 색소폰을 다시 시작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한 가지라도 연초의 결심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해마다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1~2월이 지나면 조금씩 게을러지다가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예전의 버릇이나 습성을 더 버리지 못하고 완고하게 되는 일종의 관성도 생긴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얘기했듯 몇 번의 실천으로 오랜 습관과 기질을 변모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위해 중용과 더불어 좋은 습관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배우면서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발달심리학자도 예전에는 인간의 변화와 성장은 성인기에 도달해 멈춘다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요즘은 발달과 학습은 평생 지속된다고 주장한다. 발달심리학자 에릭 에릭스는 나이별로 성취해야 할 과제가 있으며, 학습과 발달은 평생 지속된다고 주장하면서 현대 교육이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오늘날 대학이나 지역의 문화센터에서는 성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노인들을 위해 인문학 강의를 개설하는 곳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을 위해 배움에 대한 열정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평생교육의 모토다. 사람이 공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보여 주는 말이 ‘괄목상대’(刮目相對)로, <삼국지>의 오나라 장수 여몽의 일화에서 나왔다. 여몽은 용감한 장수였지만 너무 무식해 오나라 왕이 최소한의 공부라도 하라고 충고한 사람이다. 그가 공부를 시작하면서 너무 몰라보게 바뀌고 똑똑해졌기 때문에 헤어진 후 사흘만 지나도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는 뜻을 지닌 ‘괄목상대’라는 말이 유래했다.
하지만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이 아니라 기질과 성격, 그리고 가능하다면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라 할 수 있다. 성경은 이러한 혁명적 변화를 강조하면서 이것이 하나님을 만난 증거이자 그리스도인의 미덕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꾀가 많고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충실했던 야곱은 천사와 씨름한 후 ‘이스라엘’이란 축복의 이름을 얻고 아브라함의 족보를 잇는 이스라엘의 비조가 된다. 세리로 천대받던 약탈자 삭개오는 예수를 만난 후 부정하게 모은 재산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예수의 제자가 되었다. 믿는 자들을 핍박하던 사울은 다메섹에서 예수를 만난 후 바울이 되어 복음 사역을 완수했다. 이런 큰 인물들뿐 아니라 성경 역사는 수많은 변화와 새로움의 기록이자 일화들로 가득 차 있다.
복음을 듣고 큰 변화 없이 구습과 나태함에 빠져 전과 같이 지낸다면 이 사람에게 복음은 진리사건이 아니라 단순한 지식에 불과하다 할 수 있다. 진정한 깨달음은 반드시 변화와 실천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지식도 사람을 변모시키는데 구원을 주는 능력인 복음이 사람을 바꾸지 못한다면 복음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에4:24)” 명령한다. 새로운 변화와 멈추지 않는 영적 성장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2016년을 만들자.
김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46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