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2-02 21:39:31 ]
천지가 창조된 이후 수천 년간 흘러온 역사의 물결 위에 인류는 무리를 이루어 큰 배를 탄 채로 살고 있습니다.
옳은 결정과 지도력을 갖춘 현명한 지도자를 만나면 그 배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지만 반대의 경우는 배가 뒤집히거나 뒤흔들리는 대혼란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그 장구한 세월 바다 물결 위에 희고 깔끔한 큰 배 한 척이 유유히 물살을 거스르며 나아갑니다. 많은 사람이 그 안에서 나름대로 관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배의 절반은 흉기를 지닌 무뢰한이 60년 전부터 강제 점거하고 대치 중입니다. 다른 배에게 완전히 매였던 30여 년의 세월에서 벗어나자마자 무뢰배에 배의 반쪽을 다시 내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의 자유를 추구하는 무리는 각자의 자유와 안전의식을 공유하면서 거친 파도와 내부의 적과 싸우며 그 배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강제 점거를 시작한 지 반세기를 넘겼지만 무뢰배의 횡포는 세월의 수레바퀴를 돌아온 듯 또다시 극한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이들은 무뢰배에 배 전체를 빼앗기지 말아야 하는 운명에 놓였지만,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뀔수록 점차 공동체 의식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어린아이들에게 올바르게 교육할 시기를 놓친 후유증으로 그들은 이제 안전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윤리 의식과 평등 의식을 왜곡해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지 못하고, 정치적 지도층은 핵분열 수준의 이합집산을 반복하고, 경제체제는 공산주의 의식으로 물들어 모두 못살고 게으르며 편하기만 한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을 담당하는 집단은 동성애나 성매매 합법화 같은 윤리적 타락과 혼란을 부추기고, 영혼의 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외모지상주의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강제 점거 농성 중인 절반의 무뢰배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서 극악무도하고 반인륜적인 압제를 하면서 배 자체를 가라앉힐 수 있는 무서운 흉기를 흔들어 대고 위협해도 이제는 자유로운 이들의 후손이 그것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분열된 모습으로 서로의 탓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도 무뢰배에 돈과 먹을 것을 듬뿍 쥐여 줬던 무리와 추종자들은 지나간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대책 없는 무뢰한을 더 도와줘야만 위협이 사라진다며 시대착오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무상분배론을 외치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제 올바른 지도자 한두 명만으로는 위기를 헤쳐나갈 희망이 점차 희미해져 갑니다. 배를 뒤집을 만한 파도와 암초를 피해 갈 현명한 결정과 추진력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기에는 더는 역부족으로 보일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디에선가 준비된 정의로운 리더들이 필요한 곳에서 올바른 결단을 내려왔기에 아직 이 배는 170여 개 배 중에서 으뜸가는 그룹에서 당당히 물살을 헤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희망이 있습니다. 비록 무수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 희망에 또 한 번 기대를 걸어 봅니다.
이 배의 이름은 ‘대한민국호’입니다.
강승호 안수집사
국방부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46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