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국가 안보가 최우선이어야 하는 이유

등록날짜 [ 2016-07-19 18:06:43 ]

예부터 군사력이 약했을 때는 언제나 전쟁의 위협이 있었다

#1. 청동기 문명으로 발전한 고조선은 2000년 이상 그 문명을 이어오다가 기원전 약 110년을 기점으로 멸망한다. 물론 내부 분열도 원인이 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옆 나라 중국(당시 한)에서 ‘철제 무기’로 무장한 군대의 침략 앞에 청동 무기는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고조선이 철제 무기를 일찌감치 받아들이고 그것으로 무장해 외세를 막아 냈다면, 두려움으로 인한 내부 분열도 없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고대국가로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후 고대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반도를 다스렸다. 당시 고구려는 현재 만주와 간도 전 지역을 다스리는 엄청난 강대국이었다. 서기 7세기에 이르러 고구려의 확장에 위기를 느낀 신라는 중국(당시 당)의 막강한 군사력을 힘입어 백제를 정복했고 이내 고구려와 맞섰다. 설상가상으로 고구려가 내부 분열로 자멸하자 신라는 당나라와 영토를 나누어 한반도를 다스린다. 천만다행으로 신라는 백제 지역과 한강 유역을 차지하려는 당나라 군대에 맞서 이김으로써 한반도의 절반이나마 지켜 통일신라를 건국할 수 있었다.

#2. 신라가 망하고 고려가 나라를 다스릴 때는 조금 더 영토를 확장했다. 한반도의 3분의 2 정도였다. 그러나 한반도 위쪽 거란족과 여진족의 침입은 고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자 위협이었다. 고려 초기 뛰어난 재상과 장군의 활약으로 큰 위기를 모면했지만, 중기에 이르러서는 세계적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몽골족(이후 원)에 패해 매해 조공을 바쳐야 하는 아픔을 겪는다. 고려는 군사력에서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원나라에 사대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고려 말기에는 원나라가 쇠퇴하고 다시 중국(당시 명)의 영향력이 커졌다. 명나라는 원나라를 중국 땅에서 몰아낸 후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세력을 떨쳤다. 당시 고려의 장군이던 이성계는 명나라를 도저히 대적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고려를 멸망시키고, 스스로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운다.

조선 초기에는 다행히 세종대왕에 의해 군사력을 키우는 데 온 힘을 다했다. 이때 발전한 ‘화포’와 ‘각종 신무기’는 조선 중기 임진왜란이라는 크나큰 위기에서도 국난을 이겨 낼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민족정신이 뛰어난 부분도 있지만,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일지라도 화포를 비롯한 각종 신무기를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었다. 그러나 3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현대식 무기를 갖춘 일본은, 각종 최신 무기 발전에 무감각했던 조선을 아주 손쉽게 차지한다.

#3. 굴욕적인 일제시대를 마감한 우리나라는 1945년 대한민국을 건국한다. 그러나 나라를 세운 지 5년 만에 6.25사변이라는 민족적인 아픔을 겪는다. 개전 초기 소련의 최신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오다 더 좋은 무기 체계를 갖춘 미군의 참전으로 다시 압록강 위쪽까지 몰리게 된다. 이때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쟁은 38선을 기준으로 밀고 당기는 지루한 공방을 3년간 이어간다. 당시 최신 무기로 무장한 미군이 아니었다면 인해전술로 밀려오는 중공군을 당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남북이 휴전한 지 올해로 63년이 흘렀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전쟁 중인 나라다. 이제 전 세계는 핵무기라는 엄청난 위력을 갖춘 무기로 서로를 위협하고 협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 최첨단 무기를 어떻게 방어하고 막아내느냐에 따라 국가의 명운이 갈리기도 한다. 앞서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무기 체계를 확실히 갖추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이웃 나라의 위협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았음을 볼 수 있다.

지금도 우리는 북한과 전쟁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인 중국, 일본, 러시아는 세계적인 강대국이다. 이들의 최첨단 무기를 방어할 최소한의 무기 체계는 갖추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것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든 뭐든, 또 얼마의 비용이 필요하든,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든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국가 안보는 그 어떠한 정책보다도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재형 편집장

위 글은 교회신문 <4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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