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전운 감도는 한반도(韓半島)

등록날짜 [ 2016-10-18 11:46:43 ]

핵무기 향해 폭주하는 김정은
미, 본토 피격 위기감에 선제타격론 제기
다시 풍전등화의 위기


북한 김정은이 폭주 기관차처럼 핵무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전례 없는 국제사회의 초고강도 제재에도, 북한이 스스로 말하는 해방 이래 최악의 홍수 피해가 나도, 김정은은 눈꼽만큼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순간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 핵탄두와 미사일이 결합하는 순간이 북핵 진실의 순간이다. 북한이 핵탄두가 탑재된 ICBM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SLBM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순간, 한반도는 물론이고 국제사회 게임 양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핵무기는 재래식 군사력 차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절대무기’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를 완성하는 데 1년이 걸릴지 2~3년이 걸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진실의 순간은 코앞에 닥쳤다. 북한의 핵개발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체감 수위는 크게 달라졌다. 북한은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협박하고 있고 이 위협은 이제 허언이 아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미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대변인은 북한을 특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선제적 군사행동은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선제타격은 예고 없이 이뤄진다는 의미로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발언이다.

미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도 선제타격론이 거론됐다. 민주당 팀 케인 후보도, 공화당 마이크 펜스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언급했다. 두 부통령 후보의 발언은 트럼프나 힐러리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든 군사력을 동원한 대북 압박조치가 취해질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전력을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북한도 이에 맞서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위협했다.

한국의 위기감은 더 크다. 북한 미사일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킬체인(Kill Chain)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 시스템 KAMD는 17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지만 이마저도 2020년대 중반에나 가능하다. 당장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도 들여와야 하고 정찰위성도 띄울 계획이지만 북한 핵 개발 속도에 한참 못 미친다. 가장 유력한 대안인 사드 배치를 서두르고 있지만 여론 분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김정은의 핵 폭주와 북한 핵미사일에 공격당할 수 있다는 한국과 미국의 위기감이 현실이 되어 가면서 6·25 전쟁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에서는 핵심 계층 탈북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 붕괴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균열 조짐을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김정은은 안팎의 어려움을 핵무기로 돌파하려는 듯하다. 일단 실전에서 사용가능한 핵무기를 손에 쥐면 이를 배경으로 도발 강도를 높이며 체제 내부 위기를 밖으로 돌리려 할 것이다. 외부 위협을 조장해 내부 불안을 해소하는 방식은 역사적으로 어느 독재자든 상투적으로 썼던 수법이다.

10월 9일은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지 10년째 되는 날이고, 10일은 노동당 창당일이다. 특정한 날에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북한이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다. 이 글을 읽기 전 이미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을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는 올 연말과 내년 초가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한국 역시 대선 정국이 펼쳐지면 북한은 이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 들 것이다. 김정은의 핵 폭주에 한반도가 다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기자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위 글은 교회신문 <49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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