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졸렬한 中 사드 보복,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등록날짜 [ 2017-03-13 13:44:04 ]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비이성적 경제 제재 펼쳐
비이성적인 태도 견지한다면 중국도 결국 손해 보게 돼


사드가 들어왔다. 북한이 사거리 1000km 스커드-ER 미사일 4발을 발사해, 3발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떨어뜨린 날이었다. 북한은 핵탄두 모의 탑재 실험까지 하며 미사일들을 목표지점에 정확히 낙하시켰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보란 듯 발사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미·일의 본거지를 타격할 수 있게 됐다며 감격해 했다. 나날이 정교해지고 강력해지는 북한 탄도 미사일에 사드 배치는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다. 사드 레이더를 비롯해 추가 장비들이 들어와 경북 성주에 사드 체계를 완성하기까지는 한두 달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대통령 탄핵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사드 배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사드는 위태롭다.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드 배치를 잠정 중단하자”고 했다가 한 달 전에는 “한·미 간에 합의가 이뤄진 것을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 같은 진영의 항의를 받고 다시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말해 무엇이 진짜 견해인지 알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유력한 대선 후보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7일 중국 CCTV에 나와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중국 TV에 나가 사드 철회를 약속한 것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야권의 일부 정치인들은 사드 배치를 서두른다며 오히려 정부를 비난하고 있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를 빌미 삼아 사드 반대여론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정권이 교체되면 사드 배치가 백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뿐 아니라 중국은 탐지거리가 3000km에 이르는 강력한 레이더와 55기에 이르는 군사위성으로 한반도와 주일미군, 태평양까지 감시하고 있고 최대 500여 기의 미사일이 한반도를 사정권에 두고 배치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다.

중국의 사드 인식은 이성적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일본 아오모리 현과 교토에는 최대 탐지거리 2000km인 전진배치 사드 레이더 2기가 배치돼 중국 동북부 지방까지 훑고 있지만 중국이 항의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미국에 대해서는 사드 항의는커녕 중국 제2의 통신 장비 제조업체인 ZTE에 벌금 1조 3700억 원을 부과해도 입을 다물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중국에서 파리 한 마리가 날아도 추적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레이더를 구축했지만 중국 정부는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대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경제보복은 치졸하고 옹색하기까지 하다. 롯데마트 납품 중단, WTO 제소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한국행 단체 관광객 감축을 구두 지시하는가 하면, 금한령(禁韓令) 유포,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같은 초라한 명분의 경제보복을 이어 가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만만하게 보고 완력으로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패권적 행태를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한국 때리기는 중국에도 잃을 것이 많다. 한국은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 1위 국가고 수입 대상국 1위다. 또 수출 대상국으로 4위고 중국의 한국산 수입품은 중간재가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중국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한국인들이 중국 방문을 제한하고 한국산 부품 수출을 제한하면 중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행패 수준인 중국의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압력에 굴복해 사드 배치를 포함한 안보정책이 영향을 받으면 향후 우리의 외교 안보는 중국의 협박에 크게 제약받게 될 것이다. 안보에서는 정치권과 국민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공산당 1당 독재국가인 베트남은 중국과 마찰이 일자 화교들을 대거 추방해 맞대응했다. 일본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으로 중국에 보복을 당하자 수입국 다변화를 꾀해 극복해 냈다. 대만 역시 지난해 자주파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해 중국에게 보복을 당하자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를 벌여 돌파했다.

중국 외교부가 “모든 뒷감당은 한국과 미국이 져야 한다”고 적반하장 격 경고를 했지만 중국과 북한이 뒷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 좋은 결과를 본 적이 없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기자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위 글은 교회신문 <519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