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외국인 200만 명 시대, 마음 문 닫은 한국인들

등록날짜 [ 2018-08-28 16:22:16 ]

2017년 국내 체류 외국인 218만 명 돌파
근거 없는 미움과 배타적 시각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포용하는 정책 필요해

세계 각지 선교사 파송도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 정착 어려움 겪는 외국인들
한국교회가 잘 섬겨 복음 받아들이면
고국 돌아가 훌륭한 선교사 될 수 있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2016년 200만 명을 넘은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대한민국 체류 외국인은 이미 218만 명을 넘었으며, 그중 90일 이상 장기체류자가 150만 명이다. 이제 관광 등 단기 체류는 물론 취업, 유학, 결혼 등을 이유로 한국에 장기 거주하거나 귀화하는 외국인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2007년에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었으니 대책이 필요하다고 떠들썩했는데 격세지감이다. 필자가 몸담은 대학에도 외국인 학생이 종종 눈에 띄며, 중국 등 아시아계 일변에서 유럽이나 미국 등으로 구성이 다양화하는 추세다.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올해 제주도 예멘 난민신청 사건처럼 이민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우리 사회에도 불거지고 있다. 필자는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게 쉽지 않음을 많이 체험했다. 가끔 억울하기도 했지만, 학생 신분이라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고, 큰 차별이나 봉변도 다행스럽게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문제는 부정적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다수가 여전히 중국이나 동남아 출신이고 취업이나 농촌 결혼 이민 등 경제적 이유가 많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을 보는 시각은 그리 좋지 못하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한민족이라는 순혈주의 정서가 지배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슬람 쪽 유입도 많아지면서 한국이 이슬람화될까 우려하는 공포와 혐오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출산율이 점점 떨어지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미 전체 인구 14%가 65세 이상 노인인 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태다. 노인 인구는 늘고 생산 종사 인구가 점점 줄어들면서 경제 활성화와 일손이 모자란 농어촌의 원활한 인력 공급을 위해서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필요한 상태다. 중소 공장 노동이나 간병인 등 기피 업종에는 조선족 등 많은 외국인이 일하고 있어서 법무부도 융통성 있게 불법 체류자 문제를 다룰 정도다. 최근에는 한류 등이 인기를 끌면서 문화나 학문적 이유로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이제 문자 그대로 한국도 국제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에 외국인 문제를 열린 자세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더 적극적인 외국인 포용 정책을 펴고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품어야 한다. 세계 각지에 선교사를 파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을 각 교회나 지역사회가 끌어안아 우리 공동체에 정착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사명이다.

연세중앙교회의 주일 2부예배엔 헤드폰을 끼고 예배에 참석하는 외국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미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시작한 지 오래고, 노동자로 한국에 왔다가 연세중앙교회에서 크게 은혜받고 변화돼 자국 선교사로 파송돼 영혼 구원에 전념하는 경우도 다수다.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외국인 수가 늘어나고 외국인 공동체가 다양해지면, 이들을 위한 특별 조직과 선교 사업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한국교회도 연세중앙교회처럼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외국인 체류자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민자 문제는 우리 사회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맞지만, 그것은 입법이나 정책적 차원에서 다루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이들을 불안하게 보면서 근거 없이 미워하고 배타적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정경을 아느니라”(출23:9).


/김석 집사
現 건국대 철학과 교수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58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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