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베이징 최대 지하교회 ‘시온교회’ 강제 폐쇄

등록날짜 [ 2018-10-22 17:33:23 ]

중국 공산당 기독교 탄압 갈수록 심화
예배당 내 감시용 CCTV 설치 거부하자
공안과 관리 들이닥쳐 집기 몰수·폐쇄

허난성에선 4000여 교회 십자가 철거
오성기와 주석 초상화 게양 노골적 요구

기독교 신앙은 공산주의와 배치 불가피
당의 지침 어겨 불이익 받는 교회 증가


최근 중국의 기독교 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 한 달 전에 중국 공안(公安)이 베이징 최대 지하교회인 ‘시안(錫安,시온)교회’를 강제로 폐쇄한 것이 단적인 예다. 성도 1600여 명이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 관리 수십 명이 교회로 난입하여 집기 등을 몰수하고 예배당을 봉쇄했다. 그 교회 관계자는 “당국이 예배당에 감시용 CCTV를 설치하라 했지만, 이를 거부했더니 핍박이 시작되고 결국 이런 상황을 맞았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발생한 허난성 교회 박해 사건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는 교회에 공안과 관리들이 들이닥쳐 십자가와 성경을 불태우고 교회를 파괴하는 장면을 생생히 보도했다. 또 최근 허난성 4000여 교회 십자가도 무더기로 철거당했다. 예배당의 십자가를 내리고 중국 국기나 주석 초상화를 내걸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극심한 기독교 박해는 1982년 명목상 ‘종교의 자유’가 중국 헌법에 규정된 이래 가장 대대적이고 조직적이다. 올봄 중국은 ‘기독교 중국화 5개년 계획’을 수립했는데, 2022년까지 ‘중국에 있는 기독교’를 ‘중국 기독교’로 바꾸겠다는 게 핵심이다. 기독교가 공산당과 사회주의 가치 체계에 부합하도록 종교 감독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규정하지만, ‘종교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실천해야 하며, 국가통일과 민족 단결에 기여해야 한다’고 명시해 사실상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고 억압하는 합법적 근거를 갖춘 셈이다.

이처럼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합법 장치를 교두보 삼아 중국은 ‘삼자교회’라는 제도를 만들어 운영에 간섭하고 있다. 삼자교회는 자치(自治), 자양(自養), 자전(自傳)을 추구하는 ‘기독교 삼자애국운동위원회’에 가입한 합법 교회라는 의미다. 준수 사항으로는 외국 교회나 선교사와는 단절해야 하고, 중국 고유한 사회주의 가치관에 벗어나지 않게 당국 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하지만 기독교 정신이 공산 사회주의와 양립될 수 없기에 당의 지침을 어겨 불이익을 받는 교회가 늘고 있다.

삼자교회는 당국에 등록하여 통제받는 데 반해, 이를 거부하고 순수 신앙을 지키려 등록하지 않은 교회를 ‘가정교회(지하교회)’라 일컫는다. 중국 정부는 가정교회를 기독교 확산의 온상으로 본다. 당국은 가정교회를 외국 교회나 선교사들과 연결된 고리라고 판단해 기독교 탄압의 집중 대상이 됐다. 중국 인권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에 따르면 외국 교회나 기독교 단체와 교류하는 중국 목회자들을 공안이 삼엄하게 감시한다. 적발되면 무거운 형벌에 처하고, 외국 선교사는 강제 추방하는 등 제재가 가혹하다.

중국이 기독교를 탄압하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기독교 신앙은 공산주의 기조인 유물 사상에 정면 배치되고, 일당 독재 시스템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본다는 것이 일관된 견해다. 복음 확산으로 서구 자유주의 정신·문화가 중국 사회에 만연하면 공산 기득권과 사회주의 근간이 위태로워진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앤드류 네이썬(A. Nathan)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중국 기독교 박해는 중국인의 신앙이 외부와 상호작용, 특히 미국 교회·단체와 교류에 힘입어 확산하면 법치주의와 자유민주화를 향한 열망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불안감을 방증한다”고 단언한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 체제 이래 세계 팽창 정책을 펴는 가운데 미국과 대규모 무역 분쟁까지 벌일 만큼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런 위상을 지녔는데도 인간 존엄을 실현하는 핵심 가치인 신앙 자유를 속박하는 반인권 정책에 국제 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중국 내 기독교인 수는 전체 인구 13억 8000만 명 중 1억 명에 육박한다(2017년 오픈도어스 통계자료). 용수철은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 오르듯, 기독교 탄압이 거셀수록 예수 복음의 진가는 빛날 수밖에 없다. 중국은 과거 로마제국이 300년 이상 기독교를 혹독히 박해했지만, 크리스천들은 어떠한 고난과 시련에도 믿음을 연단하여 기독교 부흥을 일궈 낸 역사를 거울 삼아야 한다. 속히 기독교를 반석 위에 굳건히 세워 신앙의 자유를 제한 없이 누리는 시대가 오길 기도한다.



/문심명 집사
국회사무처 근무 / 27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5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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