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06-27 14:10:27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을 돌발적으로 방문했다. 집권 이후 첫 방북인 데다 국빈 방문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면서 방문 목적에 대해 다양한 관측과 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대북 비핵화 압박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특히 시진핑은 G20 회의에서 미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북한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국제사회에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북폭을 차단하고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막으려 한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완성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 주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것만 완성되면 김정은을 시켜 미국 워싱턴을 위협하면서 불리한 전세를 뒤집고 자신은 뒤에서 한숨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진핑의 이런 꼼수가 트럼프에게 먹힐지는 의문이다. 벌써 미 재무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시진핑 방북에 맞춰 북한 금융거래를 도와준 러시아 기관을 제재했다. 왜 중국이 아닌 러시아일까 의아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에 구멍을 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에 한꺼번에 강력한 경고를 날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의 수를 다 읽고 있는 듯하다.
지금 시진핑의 코는 석 자가 아니라 여섯 자는 될 법하다. 홍콩에서는 백만에서 2백만으로 추정되는 시민들의 격렬한 민주화 시위에 밀려 중국은 범죄인 인도 법안 처리를 무기한 연기했다. 자칫 홍콩 문제를 잘못 다뤘다가는 티베트나 신장 위구르 자치구까지 독립하겠다며 들고 일어날 수 있고, 군대를 투입했다가는 제2의 천안문 사태로 번지며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의 군사개입도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홍콩 사태가 아니더라도 지금 위기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20억 달러가 넘는 첨단무기를 판매하려고 추진하는 것은 중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다. 중국에서는 한 달에도 수백 개 기업이 도산하고 있다. 은행들도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고 중국 최대은행은 이미 파산상태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중국 부자들은 미국과 유럽,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으로 재산을 빼돌리며 중국을 탈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식량 사정까지 비상이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 전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져 중국 축산업계가 국가적 재난이라며 도움을 호소할 정도다. 치사율 100%인 전염병이지만 예방 백신이 없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열대거세미나방이라는 벌레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돼 옥수수 농사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이처럼 현재 중국은 총체적 난국이며 과거 붕괴 직전 소련과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처음에 미국은 중국을 파트너로 생각했다. 소련 붕괴로 공산당의 망령이 사라졌다고 생각해 중국을 시장경제 질서로 끌어들여 잘살게 해 주면 자유민주주의가 싹트고 좋은 동반자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01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시켜 주고 미국 시장을 활짝 열어 중국의 고도성장을 도왔다. 하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무역대국이 된 중국은 G2를 자처하며 미국에 맞섰다.
시진핑은 2014년 세계 패권 장악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제창하고 이듬해에는 첨단산업 육성 구상인 ‘중국제조 2025’를 선포하며 미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중국의 굴기 방법은 도둑질과 약탈이었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활용해 화웨이 등 기업은 물론이고 연구원과 유학생들까지 앞세워 일사불란하게 전 세계를 상대로 스파이 행위를 자행했다. 이렇게 습득한 기술로 군사력을 키워 남중국해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등 주변 국가들을 위협했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것이다.
또 아프리카와 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등 주요 거점 국가들에는 그 나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액을 빌려 준 뒤 못 갚으면 항구나 주요 시설물 등을 빼앗았다. 중국 돈을 썼다가 중국에 시달리고 경제위기에 빠진 나라들은 속속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한때 강력한 친중 반미를 외쳤던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반중(反中)으로 돌아섰고, 대표적으로 가장 친중(親中)국가로 알려진 파키스탄도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다가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았다. 이에 격분한 파키스탄 무장단체는 중국인들을 테러하기까지 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중국에 속았다며 반중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만은 친중반미(親中反美) 행보를 보이며 역주행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에 참여 의사를 밝혀 왔지만,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우리의 혈맹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과는 등을 지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위 글은 교회신문 <6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