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12-24 12:57:07 ]
한국엔 모르몬교가 교세 확장을 위해 전파
더 큰 문제점은 상업주의 소비문화와 결탁
사람들의 쾌락적 욕망을 부추기고 있는 것
성도들은 사회문화 현상의 본질 바로 봐야
핼러윈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죽은 자들을 기념하며 술 마시고 노는 특별한 날이 됐다가 점차 가족 단위로 즐기는 축제로 변한다. 처음에는 아이들 축제로 자리 잡았다. 마치 예전에 크리스마스 새벽 송을 돌 때처럼, 다양한 핼러윈 복장을 한 아이들이 집집이 돌아다니며 사탕을 얻었다. 아이들은 ‘잭’이라도 된 듯 ‘잭-오-랜턴(호박등불)’이 켜진 집에 들어가 사탕을 얻었고, 사탕을 많이 모으면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지적할 점은, 핼러윈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모르몬교라 부르는 이단종파인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회’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대략 1980년부터 이들은 교세 확장을 위한 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핼러윈 축제를 개최해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정통 기독교단과 사뭇 다른 자신들 교단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신도를 늘리기 위해 모르몬교 선교사들이 주도해 핼러윈을 한국사회에 전파한 것이다. 미국 명절로 자리 잡은 핼러윈이 한국사회에 소개된 데는 이들의 역할이 컸는데 우리는 이런 배경을 잘 알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점은 핼러윈의 상업주의 폐단이다. 가족 단위 축제였던 핼러윈이 상업주의와 결합하면서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핼러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업주의 소비문화가 이를 주도하면서 문화라는 외피(外皮)를 씌운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처럼 정통적인 신앙기념일도 기업의 돈벌이 수단이 되면 흥청망청하는 소비주의로 금세 변질한다. 귀신숭배 사상과 관련되는 핼러윈은 상업주의가 부추긴 전형이다. 미국 전국소매연합이 2012년에 낸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74%가 핼러윈에 특별한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핼러윈 쇼핑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100억 달러를 훨씬 웃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이 특별한 아이템이나 의상을 제작해 핼러윈 특수로 수익을 내려고 안달인데, 원래 축제일인 10월 31일 즈음이 아니라 10월 초부터 “핼러윈이 시작된다”며 요란을 떤다. 이런 분위기에 부합해 서울 번화가에 여러 캐릭터나 귀신의 분장을 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거리를 메우고 새벽까지 파티를 즐기는 것이 점차 유행하고 있다. 사람들의 쾌락적 욕망을 기업이 소비주의와 절묘하게 결합해 마치 핼러윈을 즐기는 것이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인 듯 부추기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적 가치의 퇴락이나 방종에는 상업주의 소비문화가 큰 역할을 한다. 문화는 사상, 의상, 언어, 종교, 의례, 법, 도덕 등 가치관 전반을 포괄하는 사회 전반의 생활양식이다. 문화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거꾸로 인간의 의식과 삶의 방식을 규정하며 큰 영향을 미친다. 문화인류학자들은 문화가 독립변수이고, 인간은 기껏 종속변수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신앙인으로 올바로 살고 경건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 현상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핼러윈처럼 애초부터 귀신사상과 연관돼 죽은 이들을 기념하는 축제로 시작한 명절은 예수를 믿는 기독교 신앙인의 영성을 은연중에 갉아먹어 흐리게 할 수 있다. “마귀가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는다”고 성경은 경고하는데, 오늘날은 그것이 문화 형태로 강요하면서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경우가 많다. 같이 모여 술 마시며 파티를 즐기다 보면, 좀 더 자극적인 욕구 충족을 추구하기 마련이고, 이것이 마약이나 성적(性的) 일탈로 변질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물질적인 욕망과 쾌락추구가 행복의 본질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며, 유튜브 등에 의해 상업주의 본질은 감추어지고 새롭고 세련된 문화처럼 전파되고 있다.
“완전한 지혜와 근신을 지키고 이것들로 네 눈 앞에서 떠나지 않게 하라”(잠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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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교회신문 <6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