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행동중독에서 벗어나자

등록날짜 [ 2020-01-09 11:12:52 ]

유튜브, SNS,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어

새사람 입는 것은 천지개벽의 변화 아냐

치명적인 중독과 안 좋은 습관에서 벗어나

선한 것 사모하게 만드는 마음가짐이 필요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관행처럼 새 소망과 새 결심을 말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매일 새사람을 입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육신의 성향과 주변 환경이 우리를 시험하고 정욕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 중 은근히 심각한 것이 행동중독이다. 상담학 사전에 따르면 행동중독은자신이나 타인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특정한 행위를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스스로 그 행위의 빈도를 조절할 수 없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행동중독은 술이나 마약 같은 약물중독 못지않게 파괴적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부지불식간 끌려 들어가며 점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첫째, 유튜브 중독이다. 유튜브는 현대인이 가장 친근하게 이용하는 매체지만 유튜브에 병적으로 매달리면서 그것만을 통해 현실을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튜브는 활용하기에 따라 유용한 정보와 오락거리를 얻을 수 있지만, 과격한 유튜브는 사람들 의식을 특정 방향으로 편향시키고 정서적 발산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유튜브를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의 갈등이 더 심화되고, 혐오와 인신공격, 과도한 성적 유혹 등 사회윤리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 혹자는 유튜브를 ‘21세기 아편으로 부르기도 한다. 처음에 재미로 시작하지만 자꾸 보면 비슷한 내용을 찾게 되고, 나중에는 이를 공유하면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편을 가르면서 공격적으로 되기 쉽다. 물론 유튜브를 여행 정보를 찾거나 외국어 같은 학습에  제한적으로 적절히 사용한다면 교양과 지식을 넓힐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맹목적으로 유튜브에 의존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둘째, SNS(소셜미디어) 중독이다. 특히 여성, 젊은이들 사이에 영향력이 크다. 미국 사회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나쁜 교육』이라는 책에서 2000년 이후 아이폰과 함께 자라고 소셜미디어에 친숙한 인터넷 세대를 I세대로 소개한다. 이들의 특징은 물질적으로 안전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정신적으로 나약하고 불안과 우울증이 심하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특징은 24시간 무제한 소통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고, 특성상 자신을 과시하며 남과 비교하는 삶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좋은 곳에 여행을 가면 여행을 즐기기보다 사진을 찍고, 페이스북이나 카톡 같은 SNS에 이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사이버 정체성과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이 강해진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삶 자체에 만족하기보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과 주목을 받으려고 하고 SNS를 통해 남과 자신을 늘 비교하면서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많다. SNS 역시 친교와 정보교환의 장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면 오프라인 만남을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셋째, 돈 중독이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돈을 통한 물질적 행복을 추구하면서 삶의 여유를 잃고 행복지수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 물론 돈에 집착하는 것을 행동중독으로 보는 것은 논쟁 여지가 있지만 우리 사회가 물질적 가치와 성공을 중시하면서 과도하게 이에 매달리는 것은 사실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행복은 자신만의 덕을 갈고닦아 충만한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 정의하면서 쾌락, 명예, 돈 세 가지 사이비 행복을 경계했다. 돈이 문제인 것은, 돈은 행복을 위한 수단일 뿐인데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서 다른 가치들을 희생하게 만들고 우리를 노예처럼 만들기 때문이다.


새사람을 입는 것은 거창한 변신이나 천지개벽 같은 변화가 아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치명적인 중독과 안 좋은 습관에서 벗어나 선한 것을 사모하고, 자신을 선하게 만들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새해엔 좌우로 갈라진 과격한 유튜브, 과시적 SNS, 돈 중독에서 벗어나자.

 

 


위 글은 교회신문 <657호> 기사입니다.


김석 집사
現 건국대 철학과 교수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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