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SNS 발달 ‘열린사회’ 아닌 갈등을 야기

등록날짜 [ 2020-01-27 14:42:20 ]

요즘 우리 사회 가짜 뉴스나 유언비어 난무
주목해야 할 점은 사실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등장하게 된 사회현상에 주목해야
왜 국민이 정부를 의심하는지 살펴보기를


지식과 정보를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는 ‘열린사회’가 되면, 불평등이 공의롭지 못하게 국가·지역·혈연·학연 등을 통해 이어지는 악순환이 끊어지리라고 사람들은 믿었다. 또 교통·통신 발달이 사람 사이의 물리적 간격을 좁혀줄 줄 알았다. 특히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은, 대중이 대중에게 정보를 만들어 전달할 수 있는 이상적인 민주적 토대를 제공하기에 세계는 더욱더 자유롭고, 사람들은 훨씬 덜 고립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지금 지구촌이 된 전 세계는 서로 더 잘 이해하고 더욱더 공의로워졌을까. 더 많은 나라가 과거보다 투명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바뀌었는가. 과거 러시아의 짜아르, 오스만투르크의 술탄, 진나라의 시황제 같은 특정인에게 집중된 절대 권력이 이제는 등장하지 않는 ‘열린사회’가 되었는가.

사람들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같이 사회 속의 관계를 이어주는 망(網)을 획기적으로 빠르고 촘촘히 연결하는 온갖 도구들을 개발했다. 페이스북, 라인,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유튜브 등등. 포장한 나를 지인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드러내서 새롭게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접수한다. 그래서 ‘대중 속의 고독’이라는 산업화, 도시화 시대의 문제가 사라졌는가. 이제 전 인류가 몰살당하고도 남을 핵무기를 보유했는데 우리는 전쟁을 억제할 자정력(自淨力)이 있는가.

답은 이미 알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살하고, 마약과 가정파탄에 빠져 있다. 정작 가족, 직장 동료와 함께 한 밥상에 앉아도 각자 스마트폰 들여다보기 바빠서 얼굴을 맞댄 대화는 피상적이거나 아예 없다. 테러나 전쟁의 위협도 커지고, 넘쳐나는 정보와 검증되지 않는 매체의 홍수 속에서 사람 사이의 신뢰는 바닥없이 추락하고 여론몰이, 마녀사냥의 파시즘으로 날마다 인민재판이 벌어진다.

미국은 핵개발 중단 촉구에 불응하는 이란을 더는 견뎌줄 수 없는 상황이라 군부 실세이자 이란의 전쟁 영웅을 드론을 날려 폭사시켰다. 이란이 실제 전략핵무기를 가지면 이스라엘의 국방력은 무의미해진다. 미국 내 유대인 언론이나 이익 집단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더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미룰 수 없는 상태였다. 게다가 트럼프는 올해 재선을 치러야 한다. 문제는 이란 장군 솔레이마니 드론 폭사 장면이 기막히게 추적 촬영돼 모두가 유튜브로 볼 수 있는 세상이라는 점. 이란 정권도 난감할 것이다. 그렇다고 정말 대미(對美) 전쟁을 일으키면, 중동 최강 군사력을 가진 이라크도 사실상 1주 만에 괴멸했는데, 10년 넘게 경제 제재를 받은 이란은 뻔하다. 미사일 쏘는 시늉으로 미군 한 명 안 죽이고 자존심만 어떻게든 살려보려 했는데, 미국의 추가 경제 제재로 이란 통화(通貨)는 50% 급락하고 살인적 인플레와 15% 실업률에 정부의 거짓 보복 시늉으로 인한 분노가 겹쳐 젊은이들은 연일 광장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란군 미사일 오발로 우크라이나 민항기가 격추된 참극의 전말이 드러났다. 만일 그 비행기나 승객 다수가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 국적이었다면 사태는 어찌 되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 어찌 될지 모를 하루하루, 서로 죽이는 칼들과 하늘에서 떨어진 무기 같은 것들로 오염된 물·환경에 많은 이가 죽는다는 계시록 말씀이 피부로 와 닿는 현실을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요즘 ‘국토부 부동산 안정대책 보도자료 배포 계획’이 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 중이다. ‘곧 진행할 부동산 대책’이라는데 12억 이상 고가주택 거래허가제 같은 각종 징벌 같은 과세제도가 담겨 있어 국토부는 ‘유언비어’에 속지 말라고 진화에 나섰다. 지도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유언비어나 음모론 등의 사실여부가 아니다. 그것이 등장하는 사회 환경이다. 유언비어나 음모론은 ‘대중이 상식으로 이해 안 되는 현상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왜 국민은 현 정부가 이념을 위해서라면 자유시장경제라는 헌정질서를 초월할 수 있다고 의심하는지, 역지사지가 필요한 때다.

위 글은 교회신문 <659호> 기사입니다.


박성진 집사
연세오케스트라상임단장
㈜한국M&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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