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코로나 여파…‘반중’ 넘어 ‘혐중’ 분위기

등록날짜 [ 2020-04-11 11:04:53 ]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9만 5천 명을 넘겼다. 미 존스 홉킨스대 집계 결과, 미 동부 시간 10일 오전 3시를 기준으로 사망자 9만 5,745명, 확진자는 160만 명을 넘었다. 국가별로는 유럽에서 가장 친중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사망자가 1만 8,279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 미국, 프랑스에서 1만 2~5천 명을 기록하고 있고, 영국도 8천 명에 가깝다. 중동의 이란에 이어 인도, 남미 브라질 등에서도 사망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인명 피해가 다가 아니다. 이제는 코로나 충격으로 경제 위기 정도가 아닌, 세계 대공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 심지어 중국 인민은행조차 대공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중국의 값싼 제조업을 기반으로 세계화를 추진했던 세계 각국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세계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처절하게 깨달은 듯하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 브리핑에서 앞으로 미국은 생존 수단을 외국의 한 나라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빼앗긴 미국 제조업을 완전히 되찾아오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AT 커니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미 미국의 제조업 비율은 미국 내 14개 아시아 수출업체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의 중국 탈출은 코로나 사태로 더 가속할 전망이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앞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중국과 무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에서의 ‘중국 제조업의 전성시대’는 끝났다”고 전했다. 다른 나라들도 예외가 아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현지 공장 폐쇄로 줄줄이 공급선이 끊기자 베트남과 태국 인도 등으로 생산 공장을 옮기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가 벼랑에서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세계 각국은 중국을 강력히 성토하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가 먼저 소송을 제기했다. 인도는 중국이 세계를 속이고 바이러스 확산을 방치했다며 중국을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소하고 20조 달러, 우리 돈 2경 5000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미국의 기업들과 변호사, 시민단체가 중국 정부를 상대로 역시 20조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앞으로 많은 나라로부터 줄소송이 예상된다. 소송전에서 중국이 진다고 하더라도 천문학적인 액수를 배상할 것 같진 않지만, 해외 자산이 압류당하면 중국은 방법이 없다. 중국은 전 세계를 적(敵)으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이게 끝은 아니다. 진짜 위기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식량난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 수억 마리를 몰살한 바 있다. 거기에 중국 후베이성을 비롯한 광동성과 저장성 등 5개 성은 중국 전체 곡물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19로 가장 심한 피해를 보았다. 올해 중국 식량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중국 농촌농업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설상가상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국가 봉쇄령으로 수출이 막혔고, 쌀 수출국 2위인 태국과 3위인 베트남은 지난달 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다가 수출량을 지난해보다 40% 줄였다. 캄보디아는 지난 5일부터 쌀을 수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쌀 가격은 7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밀 수출을 제한하면서 밀 가격도 오르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번 달과 다음 달에 식량 공급망의 붕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와 중동, 이란을 휩쓸고 파키스탄을 초토화한 수억 마리의 황충 즉 메뚜기 떼가 중국으로 넘어가기라도 하는 날이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오늘날 중국이 처한 상황은 자업자득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미국은 76년 전 뉴햄프셔주(洲) 브레턴우즈에서 동맹국들과 함께 자유무역체제를 출범한 이후에 여기에 동참한 나라들을 잘살도록 도와주었다. 심지어 미국은 체제가 다른 중국까지도 자유무역기구(WTO)에 가입 시켜 주며 번영을 이루도록 도와주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에서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달러로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호주, 캐나다 등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치인, 기업인들을 매수하며 세력을 키워나갔다. 또 스파이 짓과 해킹으로 첨단기술을 탈취해 기술 굴기를 꿈꾸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 역시 미국 탓으로 돌리려다가 실패했다.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시아 못 사는 나라들에는 원조 명목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씩 고리(高利)로 빌려준 뒤 못 갚으면 주요 시설과 건물 등을 빼앗아 국제사회에서 조직폭력배나 악덕 사채업자처럼 행동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반중(反中), 혐중(嫌中)은 하늘을 찌를 기세다. 그런데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런 중국이 좋은 이웃이며 우리와 공동운명체라고 한다. 제정신인가? 

위 글은 교회신문 <671호> 기사입니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기자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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