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6-26 08:40:16 ]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시11:3). ‘국가’라는 ‘터’가 무너지면 예수의 십자가 보혈의 공로로 ‘의인’이라 칭함받은 성도들의 ‘교회’는 어떻게 될까. 종교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는 국가에서 성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예는 북한이다. 북한에서 예수 믿는 게 발각되면 공개처형을 당하거나 수용소로 끌려가 극심한 굶주림 속에 죽을 때까지 강제노동을 해야 한다. 고문, 강제낙태 같은 짐승만도 못한 삶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국가보안법(국보법)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국회에는 이미 국보법 폐지 법안이 두 건이나 발의됐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의원이 국보법 제7조 폐지안을 대표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무소속 의원 13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가보안법 제7조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7조가 삭제되면 대한민국에서 간첩을 수사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진다. 결국 이 조항이 삭제되면 국가보안법은 무력화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허물어질 것이다.
지난 5월 20일에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국보법 완전 폐지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에도 정의당·더불어민주당·기본소득당·무소속 의원 9인이 동참했다. 강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기 하루 전인 19일에는 국보법 폐지 국민동의청원이 시작된 지 단 9일 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국보법 철폐를 주장하는 세력은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월별 세부 계획에 따라 행동에 나서고 있다. 펜앤드마이크가 입수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국가보안법 철폐 사업 계획 구상안’에 따르면 이들은 이미 1년 전에 국보법 철폐 사업 성공의 관건은 ‘여론전’이라고 보고, 첫 사업으로 ‘10만 국민 국회 청원’을 제시했다. 올해 5~6월부터 여론전을 벌여 국민동의청원을 완료하고 9~11월에 정기국회에서 국보법 폐지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왜 국보법 폐지에 혈안일까. 국보법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유일한 일반법이기 때문이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서독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한 헌법 조항이 8개인 반면 우리나라 헌법에는 체제 수호 조항이 제8조 4항(위헌정당 해산 조항)과 제37조 2항(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서 필요할 경우에는 제한할 수 있다)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헌법의 체재 방어 장치가 허약한 탓에 자유민주주의 체재 방어를 위한 다른 형사법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라고 설명한다. 즉 국가보안법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유일한 일반법이기 때문에 국내외 반체제 세력은 이 국보법을 없애려고 이를 갈고 있다.
국보법 폐지법안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회 법안 통과 정족수는 150명인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비롯해 범여권이 180석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은 벌써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규민 의원은 6월 8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등 여권 의원 73명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토론회를 마친 후 개인 SNS에 “남북관계가 변화했는데도 70여 년 전에 정체돼 있는 국보법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국회에 국가보안법, 그중에 7조라도 폐지해야 한다”며 여론몰이를 했다.
한편, 이들은 국보법 폐지와 함께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16일 ‘평등법’이라는 이름의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했다. “사상의 자유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넘어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라는 구호 아래 지난 5월 24일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이 시작됐고, 6월 14일 10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대한민국이 무너지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될까. 국보법 폐지 반대에 관한 청원은 지난 5월 13일에 시작됐으나 줄곧 서명이 저조했다. 그러다 애국 시민들의 노력으로 6월 9일 간신히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교회가 기도하며 깨어 일어나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야 할 때다.
위 글은 교회신문 <70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