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깨달음의 중요성

등록날짜 [ 2021-07-21 19:16:39 ]

예수 만나고 새사람 되는 것처럼

큰 깨달음은 본성과 삶 변화시켜

인생에서도 진정한 행복 찾으려면

겸손히 깨닫고 돌이키는 태도 필요


살다 보면 전혀 알지 못하던 것을 어느 순간 새롭게 깨달으면서 삶의 방식이나 행동이 극적으로 바뀌거나, 막힌 것이 확 풀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뭔가를 깨칠 때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중요한 계기마다 깨달으면서 성숙해 가는 사람과 늘 같은 오류를 반복하면서도 고치지 않는 사람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깨달음은 우리 본성과 삶 자체를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사물과 사태에 대한 객관적 앎인 지식보다 근본 원리나 관점의 전환과 연관된 진리를 더 강조한다.


깨달음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일화는 ‘유레카’일 것이다. 그리스의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아주 긴 지렛대와 받침만 있으면 지구를 들어 올릴 수도 있다고 말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왕의 명령으로 금관(金冠)에 불순물이 섞여 있는지를 알아내야 했던 아르키메데스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도무지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목욕탕에 갔는데 탕의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흘러넘친 물의 부피를 재면 원래 물체의 부피를 알 수 있겠다는 놀라운 발견을 했다. 이런 깨달음에 너무 흥분한 나머지 “유레카(발견했다. 알았다)!”라고 소리치며 벌거벗은 채 집으로 달려갔다는 일화가 전한다.


성경에도 깨달음과 회개에 관한 많은 일화가 있다. 구약성경을 보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은 적국에서야 비로소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며 새롭게 언약의 백성이 된다(왕상8:47). 호시절에는 그렇게 목이 곧고 반성이 없었지만, 다른 나라 노예가 되어 70년간 핍박을 당하자 자신들의 죄와 하나님과 가로막힌 처지를 알게 된 것이다. 시편 137편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70년대 유명한 팝그룹인 ‘보니 엠’이 ‘바빌론강 가에서(Rivers of Bablyon)’라는 노래로 만들어 세계적으로 히트하기도 했다. 부하의 아내를 범한 다윗은 선지자의 책망을 듣고, 자신이 사울처럼 버림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물로 회개하여 용서를 받는다.


깨달음이 회개에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의 어떠함을 알게 하사 나로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시편39:4). 삶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섭리나 인생의 길을 아는 것이 오히려 깨달음의 본질에 가깝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 일상에서도 필요하다. 큰 문제가 생기고, 감당할 수 없는 위기와 고통이 시작될 때 깨달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친한 친구의 동생이 갑자기 죽어 문상을 다녀왔다. 아직 40대 창창한 나이인데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나도 그 친구를 잘 알고 있었기에 가슴도 아프고, 참 허망했다. 


상갓집에서 문득 예전 일이 기억났다. 어떤 고통에 시달린 적이 있을 때 수면제를 먹고 자다 비몽사몽간 두려움이 생생하게 엄습했던 기억이었다. 그 당시 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무기력해진 나는 갑자기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시편 23편에서 말하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생하게 깨달은 적 이 있다.


그 뒤로 필자는 죽음이란 어느 순간, 누구에게나 갑자기 찾아올 수 있으므로 내일 떠나도 후회하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기도를 하고 있다. 또 30년이나 지난 대학 시절 무심코 내뱉은 말에 큰 상처를 받았다는 얘기를 친구에게 듣고 그에게 사과하면서 어리석음을 뉘우치기도 했다. 내가 깨달은 것은 내 말이나 행동이 나비효과처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중국의 고대 철학가는 인생의 첫째 즐거움으로 ‘배우는 것’, 즉 깨달음을 들었다. 사람의 인생은 변화의 연속이고, 그것이 좋은 바다로 흘러가게 하려면 겸손하게 깨달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708호> 기사입니다.


김석 집사
現 건국대 철학과 교수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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