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8-17 13:54:34 ]
코로나19 비상사태에도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렸고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말미암아 2021년으로 개최를 연기했고, 근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홀수 연도에 개최된 하계 올림픽이었다. 결국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이룬 성과인 만큼 메달이나 결과를 떠나 참가한 모든 선수단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 기간 모든 경기가 관중 없이 열렸으나 스포츠의 감동은 전 세계로 중계되었다. 한 나라에서 국가대표로 뽑히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고, 경기에서 꼭 메달을 못 따더라도 그 선수가 그동안 흘렸을 노력과 땀을 헤아려 볼 수 있었다.
내로라하는 국가대표들이 모인 올림픽에서는 서로의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라 메달 획득이나 메달 색깔은 그날의 컨디션과 운이 좌우한다고도 말한다. 세계랭킹 1위라고 엄청난 주목을 받는 선수라도 올림픽이라는 부담 탓에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도 하고, 오히려 긴장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첫 출전자가 엄청난 성적을 거둬 금의환향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연마하고 노력하지 않은 자에게는 이런 기회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올림픽을 통해 예수 믿는 성도로서 배운 점이 있다. 올림픽처럼 우리 인생에서도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는 연약한 사람임을 각자 고백하면서 매일의 기도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오늘 하루도 내 힘으로 살 수 없으므로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기도해야만 하는 까닭이다.
1초, 1점에 울고 웃다
올림픽이 끝나고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가 있었다. 태권도 세계 랭킹 5위 이다빈(25·서울시청) 선수가 올림픽 첫 출전에도 세계랭킹 1위이자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비앙카 워크던(30·영국)을 극적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경기다. 이다빈은 경기 종료 1초 전까지 22-24로 뒤지고 있었으나 마지막 1초에 회심의 하이킥을 성공해 3점을 얻어 승리했다.
이후 결승전에 올라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건 이다빈은 패배에도 활짝 웃으면서 상대 선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 선수는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위해 누구나 힘들게 고생했고 노력한 것을 알아 상대 선수의 승리를 축하해 줘야 하는 게 맞다. 그래서 웃으면서 축하해 줬다”고 말했다. ‘버저비터 발차기’라는 짜릿한 역전승을 보면서 끝나는 종이 울릴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님을 절실히 느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이 놀라운 역전승을 이루게 했으리라.
또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정영식(29·미래에셋증권)과 파나지오티스 지오니스(그리스)의 탁구 32강전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는 말을 그대로 옮겨 온 듯 인상적이었다.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단식경기에서 정영식은 세계랭킹 49위인 지오니스의 분전에 말려 세트스코어 1-3으로 뒤졌다. 5세트를 내준다면 그대로 탈락이었다. 그러나 4-10으로 뒤져 한 포인트만 내주면 패하는 상황에서도 정영식은 믿기지 않는 추격을 펼쳐 연속 득점하며 한 세트를 만회했고, 6세트와 7세트까지 연이어 따내 16강에 진출했다.
1점은 내가 살짝 실수만 해도, 상대가 한 번만 공격을 잘해도 나오는 점수다. 승부의 분수령에서 1점을 얻지 못해 패배하고, 1점을 내주지 않아 결국 승리까지 이른 것이다. 정영식 선수의 도전은 8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를 만나 멈추었지만 우리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엡6:12~13).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우리 교회는 끊임없이 영적생활에 대한 설교 말씀을 듣고 있다. 올림픽에서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듯 우리도 마귀와의 싸움, 영적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도와주실 하나님을 끝까지 힘 있게 붙잡으며 기도해야 한다. 우리 삶의 마지막까지 끝난 것이 아니니, 신앙생활도 전도도 끝까지 패배해서는 안 된다. 영혼의 때를 위한 우리의 전쟁은 올림픽에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71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