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11-03 13:28:11 ]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들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집합금지 명령에 따라 “모이기를 힘쓰라”(히10:25)는 성경 말씀을 따를 수 없게 되었고, 코로나 전파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떠안을 수 있으므로 규모가 큰 교회일수록 더욱 조심스러워하며 교회 사역을 진행했다. 이 와중에 믿음이 연약한 이들부터 나름 괜찮게 신앙생활 했다는 이들까지도 교회 그리고 하나님과 멀어지는 안타까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겸손히 애통하는 마음으로 돌이켜보면 이것은 비단 코로나19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가 꾸준히 물직적 풍요를 누리는 동안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마치 풍요로움을 준다고 속이며 끝없이 욕망에 몸부림치게 하는 맘몬, 바알세불, 아세라처럼 대하고 바라지는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만큼 기업과 본질상 차이가 크지 않던 교회들이었다면 타격을 입었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세상 신은 밤낮 끊임없이 참소할 것을 찾는 데 능하기 때문에 우리 행실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파하는 편지가 되라는 주님의 명령을 순종하는 데는 엄청난 각오와 행동이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세상 기준으로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만큼 돈의 부조리와 도덕적·성적 타락을 일삼고, 회개의 본질을 왜곡하고 남용하고 성경에도 없는 권위주의로 많은 감독과 신도들이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으며, 세상 미디어는 이를 희희낙락 손가락질하며 기독교인들 스스로 부끄러워지게 만드는 현실에서 팬데믹은 조그만 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에 반해 민족, 외교, 경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중국이지만 전체 인구의 5%로 추정된다는 중국 기독교인들은 심한 박해에도 오히려 신앙을 굳건히 하고 있다. 중국은 기독교 확산을 막기 위해 2018년 2월 ‘종교사무조례’를 제정해 19세 미만 교회출입금지, 교회학교 집합금지 등 교회 미래를 짓밟는 탄압을 조직적으로 벌여 오고 있었다. 십계명을 ‘시진핑 계명’으로 바꾸어 가르치고, 성경을 유교사상이 가미된 책으로 새로 만들어 가르치며, 교회에도 시진핑 사진을 부착하도록 해서 이를 어기는 자를 고발하면 보상을 받게 했다. 또 많은 기독교인이 체포되어 실형을 살고 있으며 ‘중국의 장기남용을 막기 위한 국제연대(ETAC)’를 비롯해 관련 인권단체는 중국의 불법장기이식 공급자의 20% 이상을 기독교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은 중국 허난성과 장시성 등이 팬데믹 기간 교회의 십자가들을 강제 철저하고 많은 기독교인을 체포해 간 사건도 유명하다.
중국 전역에 광범위한 박해가 이뤄지고 있지만 더 위태로워 보이는 것은 중국 내 믿음의 형제들이 아니라 공산당이다. 공산주의 사상과 폭력으로 묶어 놨던 소비에트연방도 결국 각 민족으로 분해된 역사만큼 중국도 현재 위구르, 티벳, 홍콩을 비롯한 각 민족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
또 그동안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국 공산당이 원하는 대로 대만을 고립시켜 왔지만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호주, 유럽 등지 강대국들이 대만의 UN기구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 공산당을 더욱 긴장시키고 대만해협의 전쟁위험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현재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무제한 풀어 놓았던 돈들의 수도꼭지를 이제 조금 잠갔을 뿐인데도, 중국 GDP의 40%에 달하던 부동산 산업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위기가 커져 가고 있다. 이 같은 중국 공산당의 위기는 현재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감사한 것은 중국의 내우외환으로 탄압이 커지고 있어도, 지금 상황은 중국 형제들이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동트기 직전의 어두움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순교의 핍박 가운데 훈련되고 믿음을 지킨 형제들에게 팬데믹과 경제난은 아무것도 아니며 그들은 더욱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소망을 발견한다. 이 시국에 우리도 기도해야 할 제목은 갈수록 거세질 동북아시아의 태풍 속에서 (1)유명무실해져 가는 한국 교회가 회개의 남용을 그치고 행함 있는 산 믿음으로 죄를 끊도록 (2)한국 기독교인보다 훨씬 많은 믿음의 중국 형제들이 탄압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지키고 소망으로 굳건해지도록 (3)조만간 닥칠 한반도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큰 풍파를 잘 헤쳐 나갈 정직하고 현명한 대한민국 지도자가 뽑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7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