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북한의 지하교회(1)

등록날짜 [ 2021-12-22 13:46:25 ]

1945년 분단 이전 평양과 북한지역은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기독교가 번성했다. 그러나 해방 직후부터 시행된 북한당국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기독교 말살 정책으로 인해 1970년대 무렵 북한 내 기독교인은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된다. 북한의 독재자 김씨 일가는 기독교를 수령 중심의 유일사상지도체제에 가장 위협적인 ‘적’으로 간주해 기독교인을 타도했고 스스로 ‘신’의 자리에 올랐다.


공산주의에서 종교는 공산혁명의 완수를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북한당국은 해방 직후부터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았다. 종교를 ‘아편’으로 규정하고 봉건시대의 낡은 잔재인 미신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김일성은 “사람들이 종교를 믿으면 계급의식이 마비되고 혁명하려는 의욕이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정권은 해방 직후부터 국가 주도로 기독교 말살 정책을 시행했다. 1946년 토지개혁을 통해 종교단체가 소유한 토지 15,195정보를 무상으로 몰수했고, 1947년 북조선인민위원회는 화폐개혁을 시행하면서 종교계에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주었다. 종교단체의 현금보유를 금지하고 은행거래를 강요하면서 인출 시 사전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1950년 6.25가 발발하자 북한당국은 단독정부 수립과 동시에 전쟁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매우 과격한 종교탄압 정책을 폈다. 1950년 9월 28일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서울이 수복되기 직전 북한당국은 ‘교직자를 모두 살해하라’는 지령을 하달했다. 이에 따라 목사 60여 명과 신부 50여 명이 납치돼 서울 근교에서 총살당했다. 황해도 신천 지역에서 집단 학살의 만행을 저질렀는데 당시 연행된 대다수 사람들도 종교인이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뒤 북한에는 목사 20여 명과 성도 5만 명이 남아 있었으나 교회 건물을 모두 파괴했고, 반기독교적인 사회 분위기가 팽배했다.


김일성은 1962년 사회안전성(현 인민보안성)에서 행한 연설에서 종교를 철저히 말살할 것을 지시했다. “종교인들을 데리고 공산주의 사회로 갈 수 없다. 그래서 기독교, 천주교에서 집사 이상의 간부들을 모두 처단해 버렸고 그 밖의 종교인 중에서도 악질들은 모두 재판하였다. 일반 종교인들이 개심하면 일을 시키고 개심하지 않으면 수용소에 가두었다.”


북한당국은 1966년부터 1971년 사이에 실시된 ‘주민재등록 사업’과 ‘3계층 51개 부류’ 분류작업을 통해 전 주민을 기본군중과 복잡군중으로 재분류했다. 북한 전 주민은 핵심계층(핵심군중), 동요계층(기본군중), 적대계층(복잡군중) 총 3계층 51개 부류로 구분됐다. 기독교인에게 37번, 불교인에게 38번, 천주교인에게 39번 등급번호를 부여해 적대계층으로 분류했다.


2019년 4월 11일 개정된 북한 헌법은 북한에도 신앙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종교 건물과 종교적 의식을 가지는 것에 대해 승인받을 수 있는 허울뿐인 권리다. 북한당국의 종교에 대한 진정한 입장은 종교인을 제거하고 종교단체의 실질적인 활동을 금지시킴으로써 북한 내 종교의 존립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주민들의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를 철저하게 부인한다. 특히 기독교인은 고문을 통한 강도 높은 조사과정을 거쳐 철저하게 색출하고, 이후 정치범수용소에 수용하거나 처형한다. 북한주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세뇌를 받아 기독교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탈북 후 중국에 넘어왔다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민들은 보위부에서 기독교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잔인한 고문도 행해진다. 북한정권은 어떠한 형태로든 종교 활동에 참여한 주민을 지속적으로 처형, 고문, 체포해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즈 USA는 2020년 연말 기준으로 북한주민 약 5만~7만 명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수감돼 있으리라 추산했다. 2020년 5월 세계기독연대(CSW)는 북한에서 20만 명 정도가 수용소에 수감돼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코리아미래전략(KFI)은 1990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의 종교 자유 침해와 관련해 생존자, 목격자, 가해자였던 탈북민들과 인터뷰 117건을 토대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기독교인은 체포, 구금, 장기간 심문, 가족의 처벌, 고문, 지속적 신체 학대, 성폭력, 강제 낙태, 처형 및 공개 재판 등에 처해졌다.



위 글은 교회신문 <729호> 기사입니다.


양연희 기자
펜앤드마이크
충성된청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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