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2-15 15:55:16 ]
하나님 나라 확장 위해 자신을 낮추어
분열과 갈등 없애고 화합의 장 열리길
가장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여 주는 상이 있다. 골든 라즈베리 상이다. 오래전 이 상을 받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알렉산더」라는 영화다. 장장 2시간 55분이나 상영한 이 영화를 보면서 ‘참 지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묘사한 알렉산더 가족의 모습은 한마디로 분열이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왕과 왕비로 군림했지만, 서로 증오했다. 그리하여 아버지 필립은 다른 여자에게서 아이를 낳았고 그 여자와 결혼식을 거행하려다 결혼식장에서 암살을 당했다. 그가 죽고 난 뒤 시중에는 암살 주범이 여왕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왕과 왕비의 증오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것이다.
알렉산더와 어머니의 관계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을 심어주려 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이를 거부하면서 어머니를 피해 도망하고자 했다. 알렉산더가 동방원정길에 지쳐 있을 때 그의 부하들은 전쟁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간청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이를 거절했다. 영화에서 묘사한 거부 이유는 어머니와 마주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그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동방원정 중에 결혼하지만, 행복한 가정은 아니었다. 그의 결혼 자체가 어머니나 부하들이 바라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름 없는 동방의 한 부족 여성과 결혼했다. 그리고 결혼한 지 7년 후에야 그의 아들이 태어났지만, 알렉산더는 3개월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 마땅한 후계자 없이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가 죽고 난 뒤 그의 부하들은 거대한 왕국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면서, 거대한 왕국을 4개로 나누어 가졌다. 알렉산더는 무력으로 땅을 연합하고자 했지만, 그의 삶은 분열로 일관했던 것이다. 가정이 갈라지고, 그로 말미암아 왕과 신하들이, 신하들과 신하들이 갈라지며, 결국에는 나라가 분열되었던 것이다.
거대한 알렉산더 제국은 외적 침입으로 멸망하지 않았다. 내부 분열로 말미암아 멸망했다. 가정이나 교회나 국가도 마찬가지다. 외부의 어떤 문제보다는 내부 분열로 말미암아 무너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성경은 권력이나 명예나 물질의 이름으로가 아니라,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연합하라고 권면한다(고전1:10).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연합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서 연합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권위와 능력에 순종하여, 그리스도의 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연합하는 것이다. 그럴 때 그 연합은 영원히 지속되고, 그리스도는 그 연합을 친히 인도하신다. 이러한 연합에서는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있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회개가 있으며, 서로 존중하는 사랑이 있다. 올해에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들이 서로 연합하게 하자.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를 위한 복의 통로가 되자.
위 글은 교회신문 <22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