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6-07 17:58:25 ]
사랑이 있는 인생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워
하나님은 외모가 아닌 마음으로 사랑하셔
1988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때는 단돈 1달러를 쓰는 것도 여러 번 고심한 후 지갑을 꺼낼 정도로 돈을 쓰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울 때였습니다. 자동차가 필요해서 값이 싼 중고 자동차를 하나 샀습니다.
그런데 주일 아침 교회에 갈 때 그 자동차가 고속도로에서 고장이 나 서버렸습니다. 아무리 시동을 걸려고 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예배 때 설교를 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초조했습니다. 휴대전화가 없는 시절이라 연락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차 밖으로 나와서 보니까 고속도로에 차들이 씽씽 달립니다. “내 차가 저렇게 달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달리는 차들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차가 고장 나기 전에는 내 차보다 더 좋은 차, 더 멋진 차와 비교했는데, 이제는 그저 달리기만 해도 다 좋게 보였습니다. 덜덜거리면서 달리는 낡은 트럭도, 페인트가 벗겨져 보기 흉한 승용차도, 사고가 나서 문짝이 찌그러진 차도 달리는 그 자체가 좋아 보였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다면 아름답습니다. 우리의 생명이 살아 있는 한 인생은 아름답고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입니다. 사랑을 하면 인생은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모습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상대의 외모에 상관없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있을 때 함께 공부한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몸무게가 120킬로그램 정도 됩니다. 너무나 뚱뚱해서 양쪽에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는 앉지도 못합니다. 이 여학생은 이혼했고, 나이도 마흔이 넘었습니다. 입양한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장애아입니다. 언제나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고 침대에 눕힐 때는 들어서 옮겨야 합니다.
한때 이 여학생은 방송국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결혼하여 딸을 낳았는데 장애아였고, 그나마도 어려서 죽었습니다. 그 딸이 죽고 너무도 슬펐습니다. 그리하여 그 아이를 생각하면서 아시아계 장애인 여자아이를 일부러 입양하여 키운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씨 좋은 아줌마가 어느 날 아주 잘생긴 남자 친구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그 남자는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었는데 아직 결혼하지 않은 30대 후반 총각이었습니다. 다정하고 예의도 바르며 외모도 출중했습니다. 이런 멋진 연하남자와 같이 나타난 것입니다.
어떻게 만났느냐고 물었습니다. 주말에 슈퍼마켓에서 돈을 내려고 앞뒤로 줄 서서 기다리다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서로 더 대화하고 싶어서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는 것입니다. 그 후 전화로 만나다가 마음에 들어서 사귄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몇 년 동안 교제하다가 지금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장애아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 남자에게 장애아 딸이 무척 사랑스럽다는 말을 들을 때 제 마음이 뭉클합니다.
이 두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사랑의 위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실감합니다. “하나님은 외모로 평가하지 않으시고 마음을 보고 평가하신다”는 말씀을 아는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