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그리스도인이 복된 이유

등록날짜 [ 2012-12-26 13:14:14 ]

눈앞의 현실은 절망스러워도 십자가만 붙들면
어떤 고통의 문제도 눈 녹듯 조용하게 없어져

지난 12월 19일 대한민국 새로운 대통령 탄생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여곡절도 참으로 많았지만, ‘나이 든 여성’이라는 약점을 딛고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 자리에 오른 헌정 사상 최초인 ‘여성 대통령’을 보며 필자는 무엇보다 같은 여성으로서 큰 감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 가장 막강하며 가장 자신만만한 한 인간의 모습을 목도했습니다.

그런데 구약 성경 속의 다윗은 지금 대통령 당선인보다 몇 곱절이나 큰 고난을 딛고 이스라엘 2대 왕좌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왕으로서 다윗이 누린 막강함과 자신만만함은 자신에게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 차이를 발견하고 생각했지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시간 안에 인간의 시간을 내려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구나!’라고.

YBS 방송국 간증 프로 ‘하나님을 만난 그 사람들’을 진행하며 ‘하나님의 시간’을 충만히 누리며 살아가는 복된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죽을 날만 기다리다가 회생한 주상순 집사가 그들 중 한 분입니다. 주상순 집사 간증 프로를 준비할 때 주 집사 아들과 나눈 대화가 생각납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예민한 청소년에게, 든든한 보호막인 어머니의 무너짐은 청천병력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눈물 어린 눈으로 답하더군요.

“주변에서 믿음의 말씀으로 격려해주면 엄마가 살 것 같은 믿음이 생기지만, 막상 현실은 달랐거든요. 엄마 병세는 점점 악화하는 거였어요. 그럴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좌절하다가 기도하고 또 좌절했고... 그러기를 여러 번 반복했어요. 그러다 병원에서 엄마 장례식을 준비하라는 전갈이 왔어요. 그런데 그때 제 마음에 하나님께서 엄마를 고쳐주실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아들은 위독한 엄마를 뒤로하고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성회에 참석했지요. 윤석전 담임목사께 ‘엄마를 위한 기도 부탁을 담은’ 간절한 편지를 보내고 말입니다. 그리고 수양관에서 ‘엄마의 쾌차’라는 기적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말을 마무리하며, 이젠 어엿한 대학교 2학년이 된 그 청년이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구원을 준비하셨는데, 나는 인간의 시간 속에서 인간의 방법으로 해보려고 몸부림쳤어요. 그러다 그 헛된 몸부림을 내려놓으니까, 하나님께서 일하셨어요.”

청년의 간증은 믿는 자들이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참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 방법’을 내려놓는 것이지요. 인간의 시간, 즉 뉴턴과 칸트의 시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 속에 완강하게 버티고 서 있는 교만과 두려움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참으로 낯선 경험이며 생소한 시간이겠지요. 그러나 예수께서 생명의 시간을 열기 위해 죽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시어 죽음을 무너뜨리셨듯이, 우리 역시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내 시간을 내려놓아야 그리스도인으로서 복 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썩음에서 나오는 생명’을 의미하는 겨자씨 비유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그 구체적 방법이 무엇인가?” 즉, “내 시간 속에 인 박인 교만과 두려움의 금단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지요. 그 해답은 예수의 보혈 앞에 겸손히 나가는 것입니다. 비록 눈앞의 현실은 절망스러워도 십자가를 붙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때가 될 때, 부드럽지만 단호하신 성령님의 속삭임, 하나님의 거룩한 응답이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와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주십니다. 이것이,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의 시간’을 누리는 사람보다 ‘하나님의 시간’을 누리는 그리스도인이 더욱 복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윤은미 집사
방송작가

위 글은 교회신문 <31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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