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그냥 길을 물어보세요

등록날짜 [ 2013-02-13 10:26:52 ]

인생의 목적을 모르면 방황하고 헤매게 돼
영원한 삶을 위해 내 자존심 따위는 접어야

이런 넌센스 퀴즈가 있습니다. 모세는 왜 40년 동안 광야에서 방황했을까요? 사흘이면 도달할 수 있는 곳을 왜 광야 길로 돌아서 힘들게 갔을까요? 정답은 길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이 길을 물어보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보여주는 유머입니다.

운전을 하고 가다가 길을 모를 때 부부싸움을 하기 쉽습니다. 부인은 차를 세워서 길을 물어보자고 하지만, 남편은 금방 찾을 수 있으니 잠시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때 아내는 남편이 자기 말을 무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차를 세워서 물어보면 될걸 왜 이렇게 헤매는지 아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길을 빨리 찾으면 좋지만, 약속 시간을 훨씬 넘어서도 헤매면 상황은 아주 심각해집니다. 길을 묻자는 부인의 성화에 못 이겨 차를 세웠을 때 탐험에 실패한 남편의 자존심은 구겨집니다. 길을 모를 때 이런 현상은 거의 매번 반복됩니다. 이것은 세상 거의 모든 남자의 공통점입니다.

얼마 전 호주 백인 목사님 부부와 식사를 하면서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자기 남편도 길을 물으려 하지 않는데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나도 그렇다고 하니까 더욱 놀랍니다. 주변 다른 부부들에게 물어보아도 대답이 똑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경우는 좀 나은 편입니다.

어느 목사님이 충남 서산에 초상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휴대전화가 제대로 보급이 안 되던 시절 급한 마음에 차를 몰고 대전에서 서산으로 갔습니다. 서산에 가면 초상집을 금방 찾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그냥 간 것입니다. 서산에 도착하여 초상집을 찾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물어보아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몇 시간을 헤매고 난 뒤 겨우 찾았지만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확인하고 출발했으면 쉬웠을 길을 그냥 출발하여 고생을 한 것입니다. 그 목사님은 이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그래도 초상집을 찾는 데 성공했다고 뿌듯해 하십니다. 남자의 탐험심과 도전의식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 때도 길을 묻지 않으면 고생합니다. 인생길의 목적지를 알지 못하고 출발하면 도중에 헤매게 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인생길에서 혼자 그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때 주변 사람들에게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때로는 남자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때로는 여자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남녀를 구분하지 말고 물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부부로 함께 살게 하신 것도, 그리고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을 주신 이유도 인생을 살면서 그러한 지혜를 서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지혜를 구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그 지혜의 근본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양한 지혜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주셔서 세상과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지혜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지혜도 내가 존중해야 합니다. 인생길은 함께 가야 행복합니다.


/천사무엘 교수
한남대 구약학

위 글은 교회신문 <325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