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힐링의 시대, 복음으로 치유를

등록날짜 [ 2013-03-12 11:10:09 ]

시대는 계속 변해도 복음의 본질은 그대로
교회는 사회를 치유하며 생명력 유지해야

국민 MC로 불리던 강호동이 1여 년 공백을 깨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강호동의 복귀가 그리 성공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유인즉, 강호동의 모습이 시대적 요구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호동이 방송을 떠나 있던 2012년, 우리 사회의 화두는 ‘복수’와 ‘힐링(healing)’이었다. 사회는 험해졌고, 사람들은 치유를 원했다. 그런데 강호동의 모습은 ‘힐링’이라는 욕구와 들어맞지 않는다. 강호동은 위로나 치유보다 도전이나 무모함이 무기인 MC다. 강호동은 출연자를 정신없이 몰아붙이고 소리를 치며 커다란 액션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사람이다.

그러나 강호동이 없는 사이에 바뀐 사회적 화두는, 이러한 무기를 머쓱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러므로 지금 강호동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변화를 감지해서 변화에 맞춘 자신의 고유한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사회가 힐링을 요구한다면, 강호동이 줄 수 있는 새로운 힐링 방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강호동다운 힐링 말이다.

어찌 강호동뿐이랴! 우리 삶도 그러하다.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나는 세상의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 오랫동안 승승장구했던 각종 다양한 직종들이 사라지고 온갖 종류의 신종 직업이 생기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상상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빛의 속도로 구식이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사회의 요구대로 변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급박한 위기감이 사회 전체를 몰아붙인다. 사회도, 기업도, 교회도 그렇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 무엇을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점이다. 변화가 이전의 모든 것을 버리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면, 변화의 방향과 내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교회는 더욱 그러하다. 교회는 2000년이 넘은 오래된 복음을 전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복음을 살아 있게 하려고 교회는 오랜 기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들이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았는지, 이러한 변화들의 방향이 성경적 요구에 맞는지 꼭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의 변화 방향이 성경적 요구보다 시대적 요구에 더 민감할 때, 성경은 본래 의미를 상실하며, 세상적으로 변한 예배는 사람들이 모여 가볍게 즐기는 시간으로 전락하고 만다.

사람들이 모이고 환호하는 것으로, 변화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면, 교회는 물론 어느 공동체든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없다. 고유성을 유지하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변화만이, 오랜 생명의 뿌리를 다시 살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힐링은 교회의 가장 오래된 임무이며 영원한 과제다.

교회는 어느 시대든지 그 사회를 치유하며 회복하는 기능으로 생명력을 유지했다. 단지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이 시대에 교회가 실천해야 할 힐링이 어떤 형태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가장 교회다운, 가장 성경적인 힐링을 향해서 변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교회는 있지만 복음은 없는, 뿌리가 죽은 나무와도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호경 교수
서울장신대

위 글은 교회신문 <32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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