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기억의 소중함

등록날짜 [ 2014-01-28 13:07:23 ]

좋은 것은 유지하고 나쁜 것은 끊을 수 있기에
하나님의 사랑, 영원히 간직할 수 있기를

기억은 관계를 맺는 데 꼭 필요합니다. 기억이 없으면 관계가 무의미하고 더는 관계를 지속할 수도 없습니다. 부모와 자식, 친구, 교인들, 스승과 제자, 연인 사이 같은 모든 관계는 과거를 기억하므로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려고 부모는 자녀와 함께 여행하기도 하고, 연인들은 오래 간직할 만한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며, 친구들은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더 좋고 더 아름답고 더 고귀한 삶을 추구하는 이유는 바로 더 좋은 기억을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지 않은 기억은 관계를 파괴합니다.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준 친구에 대한 기억은 친구관계를 더 지속할 수 없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배신감은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합니다. 존경하던 선생님에게 받은 커다란 실망감은 스승과 제자 사이를 끊어지게 합니다. 가족관계를 파괴하는 기억은 인생을 더욱 슬프게 합니다.
우리는 좋은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합니다. 그 기억을 되새기며 얻는 기쁨이 크니까요. 그러나 나쁜 기억은 빨리 지워 버리고 싶어 합니다. 그러한 기억은 우리를 괴롭게 합니다.

기억이 때로는 우리를 괴롭게 하지만 기억할 수 없는 괴로움보다는 낫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수명이 길어진 시대에서 노인들이 겪는 기억상실이라는 병은 기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 줍니다.

병이 깊어지면 가는 세월을 인지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녀나 배우자까지도 기억하지 못하여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그러므로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기억들이 존재하므로 좋은 관계는 유지할 수 있고 나쁜 관계는 끊어 버릴 수 있으니까요.

하나님과 사이에도 기억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앙이 올바른 사람들은 좋은 신앙체험을 기억합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이나 은혜와 사랑을 깊이 깨달은 기억이 있습니다. 인생의 기로에서 신앙 덕분에 바른길을 선택할 수 있었고 힘들고 외로울 때 성령께서 붙잡아 주신 손길을 경험한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기억들이 하나님과 관계를 지속하게 끌어 주고, 지금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신앙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좋은 신앙체험이 별로 없습니다. 신앙이 좋은 사람들은 하찮은 일도 하나님과 관계에서 좋은 기억으로 승화하지만, 신앙이 약한 사람들은 아무런 의미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마치 사이가 좋은 연인들이 하찮은 일에도 소중히 여기며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지만, 관계가 좋지 않은 연인들은 다른 연인들을 부러워할 뿐 자신들은 아무런 추억도 남기지 못하는 원리와도 같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를 기억하십니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도 자세하게 기억하고 계십니다. 그분과 오늘도 좋은 기억, 아름다운 기억을 만드는 것이 임마누엘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입니다.


/천사무엘교수
한남대 구약학

위 글은 교회신문 <371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