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미완성’의 깨달음과 아름다움

등록날짜 [ 2014-01-14 09:27:07 ]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얻든 완벽한 건 없어
하나님을 의지하여 완벽한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

우리는 지금 새로운 한 해인 2014년 첫 달을 달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우리 주위를 살펴보며 우리가 깨쳐야 할 교훈을 성경에서 찾아보려 합니다.

신명기 34장은 모세가 40년 광야생활을 마무리짓고 젖과 꿀이 흐르는 언약의 땅, 가나안이 눈앞에 보이는 지점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제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단강을 건너 꿈에도 그리던 가나안 땅에 들어가라는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40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그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 목전에 도착한 모세는 들어가라는 허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120세에도 눈이 흐리지 않았고 기력이 쇠하지 않아 여전히 건강한데 못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안쓰러운 기도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구하옵나니 나를 건너가게 하사 요단 저편에 있는 아름다운 땅, 아름다운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하옵소서”(신3:25). 그 땅에 살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닙니다. 다만 죽더라도 그 땅에 들어가 그 땅을 한번 밟아 보기만이라도 하게 해 달라는 간구입니다. 정말 인간적인 애절함이 묻어나 마음이 찡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주 냉정하게 답하십니다. “이 일은 너희의 행한 일에 대하여 일어난 일이니 다시는 말하지 말라” 하십니다.

하나님의 냉정한 대답에 모세는 홀로 호렙산 위에 올라 한없이 울었을 듯합니다. 거기서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실이 은혜라고 깨닫습니다. 지금까지 이룬 일이 모두 하나님의 은총이요 축복이며 돌보심인 사실을 깊이 깨닫습니다.

만약 모세가 백성을 데리고 요단을 넘어 대승리로 모든 백성에게 환호를 받으며 가나안에 들어갔더라면 그때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신으로, 우상으로 섬겼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여기까지가 자기가 담당할 사명이라 깨닫고 지금까지 지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요단 동편에서 사역을 멈추어야 했고, 하나님 편에 서고자 자신의 영광과 위대함을 하나님께 돌리며 하나님을 향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 섭리를 알자마자 마지막 기대를 포기합니다. 가나안 입국을 접고 미완성의 삶을 선택합니다. 이 미완성의 삶이 그로 하여금 후세에 두고두고 위대한 인물로 역사에 남게 합니다. 우리도 하나님 앞에 겸손히 머리를 숙이고 내 모든 업적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돌리며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모세가 가나안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이 세상에 집착하던 욕심을 완전히 버릴 수 있었던 까닭은 더 나은 본향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히11:24~26). 인생이 미완성이라는 깨달음은 이 세상이 아니라 저 세상에서 이뤄질 소망으로, 이 세상으로 만족하지 않고 저 천국을 바라보게 합니다.

초대교회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전11:1)고 하던 대단한 사도였지만 그는 미완성의 자기를 선언합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빌3:12~14).

바울의 미완성은 하늘나라의 상을 바라보기에 지금 여기 세상에, 자기에게 목표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완성은 하늘나라의 소망과 그 나라에서의 안식과 성취, 그리고 상급을 향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미완성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1년을 지나고 보면, 우리가 기대하고 희망하던 일이 완벽하게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여전히 남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하나님 앞에 부족하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했으면 합니다. 미완성의 깨달음은 포기와 절망이 아니라 다시 전진하는 첫걸음이고 더 성숙한, 더욱더 확고한 목표를 향해 일어서는 움직임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부족함을 알고 극복하고자 땀방울 흘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하나님은 완벽한 사람을 찾으시지 않고, 부족하고 죄인이며, 마음이 가난한 자를 찾으십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가 저지른 죄와 허물 그리고 부족함을 하나님 앞에 인정하고 연약함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죄악된 모습을 그대로 내어놓고 십자가를 의지하며 예수를 믿고 그분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저 가나안 땅 같은 풍성함을 천국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시작을 배울 때, 그때부터 하나님이 능력을 부어 주십니다. 지난날에 대한 우리의 미완성을 깨달아 새로운 도약과 전진한다는 결단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맡겨 드릴 때, 하나님의 멋진 섭리 가운데 모든 일이 형통한 길로 나아갑니다.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철저히 내려놓고 맡길 때 다시 채워 주십니다.

우리는 ‘미완성의 인간’입니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아 인간은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미완성은 허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우리 모두 완성된 인간이 아니기에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서로 기대고 살 수 있습니다. 미완성에는 채울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큰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정한 대로 최선을 다해 달려온 2013년. 삶의 미완성에 담긴 아름다움을 볼 수 있기에 다가오는 2014년을 또 기대합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이 채워 주실 축복과 보다 크게 성장할 은혜를 기원합니다. 할렐루야!


/최종진 교수
전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현 성북교회 담임목사

위 글은 교회신문 <36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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