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에서 최고를 선택하는 지혜 필요
어려운 과제 풀기 위해 하나님께 도움 구해야

얼마 후 있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변이 떠들썩합니다. 선택받고 선택하기 위한 사람들의 탐색전이 치열하기 때문이지요. 가는 곳마다, 홍보 벽보나 스크린에서는 ‘최선의 선택’을 강조하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비단 지방선거 때문만은 아니지요. 관리자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선택의 중요성’을 그 본질부터 생각하게 되곤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새벽 기상 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를 들으며 ‘일어날까, 말까’ 하는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국운을 좌우하는 국가 정책에 이르기까지 순간순간 크고 작은 선택과 대면합니다.

차이는 있지만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좌우한다는 것이 선택이 지닌 공통점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반복할 수 없고, 연습은 물론 저축할 수도 없이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광고 문안은 여전히 생활의 지혜를 담은 카피의 백미로 여겨집니다.

흔히 선택이 명분과 도리를 좇을 때 ‘인도주의적 선택’이라 하며, 반면 개인주의적 이익을 좇을 때 ‘현실주의적 선택’이라 합니다. 무엇이든 간에 선택은 일정한 ‘가치관’이라는 토양이 필요합니다. 즉 시냇가의 기름진 토양에서 자라난 나무가 실팍한 과실을 맺듯 참되고 바른 가치관에서 비롯된 선택은 자신은 물론 주변에도 생명을 창출하는 복된 결과를 가져옵니다.

얼마 전에 관람한 영화 중에 ‘수상한 그녀’란 작품이 있습니다. 아들 자랑이 유일한 낙인 ‘칠순’ 할머니가 우연한 기회에 젊은 몸으로 돌아와, 어릴 때 꿈이던 가수로서 전성기를 누립니다. 그러나 손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생사를 오가자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손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혈자인 칠순은 수혈을 실행하면 젊음을 잃고 노인으로 회귀해야 합니다. 그 순간 그녀는 ‘젊음의 찬란함’ 대신 ‘손자의 생명’을 선택합니다.

젊어진 칠순이 자기 엄마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아들이 어머니 개인의 인생을 살라고 권하지만 칠순의 선택은 단호했지요. 그 이유가 필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너는 내 아들이고 나는 네 엄마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부와 젊음이라는 ‘물질적 가치관’이 아닌 ‘생명의 가치관’이 낳은 복된 선택을 보여 주었습니다.

성경에도 선택의 기로에 선 수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중 AD 1세기, 사도 바울은 당대 인정받는 유대 가문에서 출생했고 최고의 학자에게 사사하여 전도양양하던 청년이었지만, 당시 멸시받던 ‘그리스도교’의 전도자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사도 바울의 변화는 당시 그의 가문이나 유대 지도자들에게는 엄청난 배신행위였을 것이고 망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선택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하나님이 증명하신 예수의 정당성’이라는 것이지요. 그 사실이 과거의 삶을 배설물처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했고 그는 세계전도의 거룩한 도구로 하나님께 사용되었습니다.

개인적 일이든, 공적 일이든 ‘생명 구원’에서 비롯된 것을 우리는 ‘위대한 선택’이라 명명합니다. 오늘도 수많은 선택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이고 우리는 그 난제를 풀어야 합니다. 세상은 그 해법으로 ‘겉보기에 좋은 것’을 정답으로 제시합니다.

그러나 예수 믿는 이들의 선택은 ‘겉보기에는 망해도 끝이 흥하는 것’입니다. 그 역설의 비밀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아름다운 영혼의 씨름을 해야겠습니다. 이 기도에서 나온 위대한 선택이 세상이라는 퍼즐 난을 좀 더 많이 채워 나갈 때, 우리를 아프게 하는 소식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을까요? 선택을 생각하며 기도가 절실해지는 요즘입니다.


/윤은미 집사
방송작가
서울 장신대 ‘글쓰기와 논술’ 출강

위 글은 교회신문 <38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