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7-01 13:37:10 ]
어느 분야에서든 노력한 만큼 대우받게 돼 있어
주님이 맡겨 주신 사명은 끝까지 책임 완수해야
요즈음 브라질 월드컵이 한창입니다. 지구 반대쪽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경기들이 우리 시간으로 새벽에 진행되기에 축구를 좋아하거나 우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이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축구 광팬인 저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경기할 때에는 마치 제가 홍명보 감독이 된 것처럼 텔레비전 앞에 서서 우리 대표팀을 진두지휘하곤 합니다. 며칠 전에 벌어진 우리 대표팀과 알제리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전반전에는 우리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꽤 흥분했고, 후반전에는 우리 대표 선수들이 분투하는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참여한 여러 나라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고사성어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그것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입니다.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는 법이 없다’는 뜻으로, 사람이 명성을 날리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입니다. 좀 더 쉽게 이해한다면, 사람이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게 행동하면서 자기 이름값을 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명성을 얻고 칭송을 받게 된다는 뜻이겠죠.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중에서 특히 최고 선수로 명성을 날리던 몇 선수가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잘 감당하여 동료 선수와 온 백성에게 칭송받았습니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팀의 공격을 이끌며 크로아티아와 벌인 경기에서 두 골, 카메룬과 벌인 경기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은 23세 네이마르는 이미 브라질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또 아르헨티나와 이란의 경기에서 후반전 종료 직전까지 빗장 수비에 막혀 고생하던 아르헨티나 팀을 종료 직전의 한 방으로 구한 것은 바로 축구 천재 메시였습니다. 포르투갈 팀은 독일과 벌인 경기에서 4대0으로 참패하여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패하면 보따리를 싸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벌인 경기 내내 2대1로 지고 있다가 경기 종료 몇 초를 남겨 놓고 센터링으로 동료 선수의 헤딩슛을 도운 호나우두 역시 자기 이름값을 톡톡히 한 선수입니다.
그런가 하면 자기 이름값을 하지 못하여 자국민에게 비난을 받은 선수와 팀도 여럿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벌인 경기에서 다섯 골이나 허용한 스페인 골키퍼 카시야스, 우리나라와 벌인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책으로 골을 내어준 러시아 골키퍼 아킨페예프, 지난 월드컵 챔피언 팀인 스페인 팀, 축구 종주국 영국 팀, 이탈리아 팀 등은 모두 이름값을 못 하고 말았죠.
저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보면서 신앙적 교훈 하나를 얻었습니다.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4년 동안이나 최선으로 준비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잘 감당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때 많은 사람에게 명성과 칭송을 얻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겨 주신 독특한 사명들(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 이방의 빛, 예수님의 증인 등)을 위해 최선으로 준비하여 주님께서 쓰고자 하시는 곳에서 최선의 결과를 달성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를 칭찬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름값을 한 것으로 인정하시고, 또 다른 귀한 사역을 맡겨 주실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는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산 교회가 전도, 선교, 말씀 양육, 기도, 섬김 같은 교회 본연의 사명을 최선으로 감당해 나갈 때, 주님께서는 그 교회가 이름값을 한다고 인정하시고 그 교회의 선한 영향력을 더욱 확장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브라질 월드컵 경기를 통해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의 이름값 하는 몸놀림들을 즐길 때마다, 우리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며 우리의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하겠습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단12:3).
/이형원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성서신학
위 글은 교회신문 <39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