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휴브리스’(강자의 오만)의 유혹을 조심하라

등록날짜 [ 2014-09-03 01:23:53 ]

한국교회 급성장으로 부요가 찾아오면서 영성은 메말라 가

겸손한 자세로 성령께서 하시는 말씀에 항상 귀 기울여야

 

목회자의 영성과 인격을 무너뜨리는 휴브리스(Hubris)의 유혹을 조심하라는 말로 글을 쓰고 싶다.
 

초창기 한국교회는 백성의 존경을 받는 국가적.사회적 지도자를 많이 배출하였고, 민족과 사회를 이끌어 가는 큰 역할을 감당했다. 그러나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행한 신뢰도 조사를 보면 한국교회신뢰도는 5점 척도를 기준으로 ‘신뢰도 하지 않고 불신도 하지 않는 수준’인 3점보다 낮아 총 네 번의 조사 모두 2.5~2.9점에 머무르고 있으며 2013년 점수는 2.6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년 동안 4회 반복측정에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낮은 신뢰도의 원인이 특정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나타난다.
 

왜 기독교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생각하다가 ‘휴브리스(Hubris)’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휴브리스’란 신의 경지를 넘어선 오만을 말한다. 그러나 오만, 자만이란 글자 그대로 뜻도 있지만, 아놀드 토인비가 역사를 해석하는 데 좀 다르게 적용했다.

성공에 취해 자신의 능력과 방법을 과신하는 것을 경계하며 역사를 바꿔 가는 창조적 소수들이 빠지기 쉬운 대표적 오류로 휴브리스를 지적했다. 한 번 역사를 바꾸는 데 성공하면 자신들이 성공한 방법이 모든 곳에 통하는 절대적 진리인 양 우상화하는 면을 토인비는 휴브리스라고 불렀다.

그러다 보면 미래를 보는 안목이 없어지고 현실에 안주하거나 자기만족에 빠지고 새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어 갈수록 더욱 배우기에 적극적이고 성경을 읽고 기도에 정진하고 주위에 봉사할 곳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삶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급성장하고 재정적 부요가 찾아오자 지도자들의 기도가 메말라가고 영성이 없는 설교, 실천이 없는 외침, 인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권위의식, 옛날의 자신을 자랑하여 영적 권위가 무너져 내리고 성실성이 약화하면서 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서구 신학계와 서구교회를 무력화시켰던 교만과 거만한 마음에 사로잡힌 중병에 걸려 있고 휴브리스의 유혹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16:18)라는 본문의 두 단어, 교만과 거만한 마음이 동의적 평행법으로 동일한 뜻 같지만 이 두 단어는 미묘한 차이로 구분된다. ‘교만’은 구약에서 항상 인간의 본성을 제시하는 단어로 “자신과 남을 비교해서 항상 자신을 남보다 높게 여기기에 남을 깔보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지나쳐 쉽게 우쭐거리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인간학적인 용어로 보면 행동보다 자신의 마음이 “완고하고 강퍅”해져 있기에 남의 말을,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말씀조차도 들을 수 없다.
 

‘거만’은 ‘오만, 교만’으로 마음보다는 행동을 지적하는 단어다. 즉, 마음의 교만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 교만과 거만의 결과는 패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패망이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불이익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 미워하고 싫어하기에 나타나는 패망이기에 무서운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성령이 떠나시면 무서운 결과가 나타난다. 성령이 떠나면 그 지역이 영적으로 폐허가 되기 때문이다. 교회가 왕성했던 소아시아 지역이 모슬렘으로, 러시아.중국이 공산주의로 어두워졌으며, 유럽교회 지역이 신비주의와 무신론으로 폐허가 되고 있다.
 

등산할 때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신발끈을 느슨하게 묶어도 되지만, 내려올 때는 신발 끈을 단단히 묶고 더욱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어야 한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교회가 부흥되고 나라가 강성할수록 겸손한 자세로 성령이 개인과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나님께서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시고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기 때문이다(약4:6).“참으로 겸손하여야 한다! 정말로 겸손하여야 한다! 끝까지 겸손하여야 한다!”


최종진 교수

전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성북교회 담임목사

위 글은 교회신문 <400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