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밥상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

등록날짜 [ 2015-05-28 14:29:12 ]

좋은 음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 관계가 중요해

교회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신령한 양식을 먹어야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에 가면 주부들이 참 많습니다. 아이들은 학교 식당에서, 남편들은 직장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지만 주부들은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밖에서 만나 점심을 먹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전 9시. 이 시간은 식구들에게는 출근시간이지만 주부에게는 퇴근시간입니다. 식구들이 모두 집을 나간 오전 9시부터는 주부들이 바쁜 집안일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에 주부들이 식당에 많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저녁 시간에는 식당에서 여성들끼리 모여서 식사하는 모습을 별로 볼 수 없습니다. 주부들이 오후 5시경이면 다시 출근하여 집안일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점심때 식당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어떤 관계인지를 대충 알 수 있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다정다감하게 얘기합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꽃이 만발합니다. 웃고 떠들면서 밥을 먹는 모습은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그렇게 먹는 밥은 더 맛있고 소화도 잘됩니다. 웃고 떠드는 소리 때문에 때로 옆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지만 자신들은 마냥 행복합니다. 모든 스트레스를 다 날려 버릴 것만 같습니다.

 

그렇지만 조용히 밥만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힘든 업무 때문에 만나서 식사를 하거나 주어진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밥상에서 행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즐겁고 유쾌한 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밥상의 행복은 음식의 종류나 질보다는 밥상을 함께한 사람들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잠언은 그 행복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여간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5:17).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것은 행복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 행복은 값비싼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밥상을 함께한 사람들의 관계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 밥상에 가득할지라도 같이 먹는 사람들 간의 관계가 불편하면 행복을 만들 수 없습니다.

 

밥상의 행복은 마냥 계속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그 밥상을 영원히 물리쳐야 할 때가 옵니다. 그러므로 입으로 먹는 밥의 행복만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종류의 밥이 있습니다. 그 밥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썩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의 인치신 자니라”(요6:27).

 

오늘 하루를 살기 위해서는 밥상에 차려진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주님의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인생은 밥상에 무엇을 차려 먹을까 걱정하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을 수 없는 죽음 이후의 삶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삶은 밥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영생이요 기쁨이며 은총입니다. 말씀의 밥상에도 함께 둘러앉아 먹으며 행복을 나눕시다.

천사무엘 교수

한남대 구약학
 

위 글은 교회신문 <43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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