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한국교회여, 영성을 회복하라

등록날짜 [ 2018-03-15 10:26:03 ]

종교 다원화돼 가는 한국사회 탈종교, 탈기독교 현상 심각해

과학 발전해 풍요로워질수록 한국교회가 성령 충만하여
예언자적 기능과 영성 기능 둘 다 놓쳐서는 안 돼


심리학자 칼 융(Carl G. Jung)은 ‘집단 무의식’을 ‘민족 무의식(Racial unconsciousness)’이라고 했다. 한 민족의 집단 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ness)은 그들의 식사 문화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한다. 서양인의 식사는 시간에 따라 음식이 제공돼 분명한 순서가 있는 ‘시간 계열형’이다. 한국인의 식사는 밥상 위에 음식이 한꺼번에 제공돼 순서가 없는 ‘공간 전개형’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 음식이나 순서 없이 이것저것 먹고, 마지막에 ‘맛있다’ ‘시원하다’ 혹은 ‘맛이 좀 그렇다’로 결과를 평한다.

이런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은 매사 결과만 중시해서 우리 사회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도 과정보다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한국의 집단 무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도 결과만 중요시하는 데서 발생한 경우가 많다. 집단 무의식은 한국인의 종교 선택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이런 의식은 신앙 세계에도 영향을 주어 종교다원주의에 빠지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근래에 ‘종교다원화’라는 용어가 일반화해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의 종교다원화는 한국인의 혼합된 세계관과 깊이 연관돼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인구주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총인구는 4455만여 명이고 종교 인구는 2497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53.1%다. 이중 기독교는 861만여 명으로 18.3%, 불교는 1072만여 명으로 22.8%, 천주교는 514만여 명으로 10.9%로 나타났고 나머지는 소집단들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2014년에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한국인 종교 분포는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로 불교와 개신교가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연)와 지앤컴리서치가 2017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신교 20.3%, 불교 19.6%, 천주교 6.4%이며, 국가에서 실시한 총조사에서도 개신교 19.3%, 불교 17.8%, 천주교 8.3%로 나타났다. “2004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종교인 비율이 줄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 종교인 비율이 두드러지게 감소한 데 있다”며 “2030세대의 탈(脫)종교 현상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 더 나아가 장기적인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타 종교로 개종한 비율을 살펴보면, 2004년에는 개종한 종교인 가운데 45.5%가 기독교에서 개종했다. 이것은 성령의 불길이 일어나 한국교회가 급성장하던 시대에 수많은 사람이 기독교로 돌아온 현상이 있었던 사실을 전제로 한다. 이에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책임이 중차대하다고 본다. 불교인의 타 종교 개종률이 34.4%, 천주교인 14.9%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기독교인의 타 종교 개종률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종교별 개종을 보면, 불교로 개종한 사람의 이전 종교가 기독교인 경우 78.9%,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의 이전 종교가 불교인 경우 70.0%로서 기독교인이 8.9% 더 불교로 개종했다.

천주교인의 기독교 개종은 18.0%, 기독교인의 천주교 개종은 59.2%로 조사됐다. 가톨릭신문인 「평화신문」 조사에 따르면 영세를 받은 신도 가운데 사주, 궁합, 토정비결 등 무속에 관심을 두고 있거나 경험 있는 이가 51%로 전체의 반이 넘는다고 한다. 이것은 한국인의 일반적 종교 성향이 혼합적임을 보여 준다.


한때,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IT 강국에서 미신(迷信) 강국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는 무속인이 약 200만 명이나 되며, 무속인에게 연간 2조 원이 흘러 들어가고, 그중 30%가 기독교인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혼합적 사고는 한국인의 ‘공간 전개형’ 종교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공간 전개형’ 집단 무의식은 교회의 외형적 성장에는 긍정적 영향을 줬지만, 성숙하고 질적인 교회를 만드는 데는 장애 요소가 됐다고 평하기도 한다.

기독교는 예언자적 종교인 동시에 영성 종교로, 예언자적 기능과 영성 기능을 동시에 포함한다. 기독교의 두 기능 균형은 미래 교회의 건전한 성장 면에서 중요한 과제다. 앞으로는 더욱더 영성 시대가 될 것이다. 이는 과학발전과 물질의 풍요에서 오는 공허감이 영적 존재인 인간을 목마르게 하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교회는 성령님과 말씀에 전적으로 의지해 인간의 영성을 바르게 가르치고, 체험하게 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무속과 사이비 단체나 이단에 휩쓸리기 쉽다.

오늘의 영성시대에는 예언자적 기능을 상실하지 않고 영성 기능을 극대화하는, 균형 있는 교회가 돼야 한다. 오늘 우리는 초대교회의 신앙으로 돌아가 겸손히 하나님 말씀과 성령님을 의지하고 전적으로 무릎 꿇어 진실되이 주님의 은혜와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간절히 구해야 한다. 성령님이 떠난 교회와 설교와 충성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공허와 혼돈과 어둠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주여, 한국교회에 성령을 부어 주소서!



/최종진 교수
前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前 한국기독교학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56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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