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코미디 같은 신앙

등록날짜 [ 2018-08-28 15:58:33 ]

엘리야 승천하는 모습 본 제자들,
하나님이 중간에 마음이 변하여 혹시 엘리야를 땅에 던지셨을까 봐
엘리사에게 시체 찾아달라 요청한 믿음 없는 그들 모습 ‘코미디’ 같아

하나님은 한 번 뜻을 정하셨으면 변개치 않고 반드시 이루시는 분
신실하신 사랑과 은혜 의심하는 우리 모습도 ‘코미디’ 같은 신앙


열왕기하 2장에서 묵상한 말씀이 계속 여운을 남기면서 몇 가지 교훈을 던져 준다. 본문 말씀에 따르면 ‘능력의 종’으로 알려진 엘리야를 성령께서 하늘로 데려가실 때 그 현장에는 엘리사가 있었고, 건너편 여리고 쪽에는 선지자의 제자 50명이 멀리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말과 불수레가 회오리바람으로 엘리야를 하늘로 들어 올리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왕하2:11). 그리고 승천하던 엘리야의 몸에서 떨어진 겉옷을 가지고 엘리사가 요단강 물을 치자 그 물이 갈라져 엘리사가 마른 땅을 건너 돌아왔다(왕하2:13~14).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엘리사가 그 스승 엘리야에게 임했던 성령의 능력을 받은 모습을 본 그 제자들이 그에게 요청한다. 그들의 요청은 사실상 강청(强請)이었다. 처음에는 요청이 그다지 타당하지 않다고 여긴 엘리사는 거부했다. 그러나 그 제자들이 너무도 강청했기에 그들을 만류하던 엘리사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왕하2:17). 강청에 못 이긴 엘리사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허락했다.

그런데 엘리사에게 그토록 강력히 요청한 내용을 보면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일종의 코미디였다고 생각된다. 그 제자들은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가다가 도중에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그럴 경우에는 그의 시체를 찾는 것이 마땅한 일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자기들의 스승인 엘리사에게 강청했던 것이다.

제자들은 엘리사에게 “당신의 종들에게 용감한 사람 50명이 있으니 그들이 가서 당신의 주인을 찾게 하소서 염려하건대 여호와의 성령이 그를 들고 가다가 어느 산에나 어느 골짜기에 던지셨을까 하나이다”라고 요청했다(왕하2:16). 그들은 엘리야를 데리고 가신 분이 성령이신 것을 알았다. 하지만 중간에 성령께서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엘리야를 데리고 가시다가 땅에 던졌다면 그 시체를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성령께서 변심해서 중간에 ‘엘리야를 공중에서 던져 버렸다면’ 또는 성령께서 그를 들고 가다가 ‘팔에 힘이 빠져 그를 놓쳐버렸다면’과 같은 생각 때문에 그의 시체를 찾아보자고 한 것이었다. 이러한 제자들의 행위는 코미디 같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 당시 그 누구도 성령께서 사람을 하늘로 데리고 가신 사건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겠다고 이해를 해 보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들의 행위가 코미디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리스도인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다.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 이렇게 세 분이 온전한 한 하나님이심을 믿는 자들이다. 그렇기에 성령님을 전지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믿는 것은 당연하다.

성령님은 시작은 왕성하게 하셨으나 중간에 힘이 빠져 포기하거나 놔 버리는 그런 하나님이실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시고 그 사람을 인도하시고 사용하시다가 중간에 그분 자신의 마음이 바뀌어 사람을 버릴 분은 더더욱 아니시다. 엘리사의 제자들이 말한 것같이 성령이 그를 들고 가다가 변심하여 “여호와의 어느 산에나 어느 골짜기에 던지실”(왕하2:16) 분이 전혀 아니시라는 말이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고, 죽으셨고, 부활하셨고, 하늘로 가셨다. 그분이 행하신 일들은 단번에 우리의 모든 죄를, 완전히, 영원히 사해주셨다.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그분의 용서하신 은혜가 약화하거나 배터리가 닳듯이 효력이 다하는 그런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신 복음은 그분의 자녀인 우리를 항상 매 순간 철저히 그리고 온전히 지키고 인도하신다. 그것을 의심하거나 잊어버리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하나님을 잘못 대하는 것이 코미디 같은 신앙인 것이다.



/박영철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주님의기쁨교회 담임



 

위 글은 교회신문 <58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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