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04-11 16:02:34 ]
베드로에게 사단이라고 하신 것은
그가 하나님의 관심사가 아니라
사람의 관심사에 마음 두었기 때문
교회 세우는 일은 하나님의 관심사
성도라면 교회 완성에 마음 쏟아야
예수께서는 한 장소에서 시몬을 베드로라고 부르셨다가 곧바로 사단이라고 책망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을 것입니다. 동일한 인물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주님에게 두 명칭을 받았다는 사실은 아무리 보아도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태복음 16장에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물으시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질문하셨습니다. 이에 제자들을 대표한 듯, 시몬이 대답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을 때 누구도 그분이 하나님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지만, 3년도 안 되는 동안 자신이 하나님이요, 하나님의 독생자인 성자 하나님이심을 드러내신 결과, 드디어 베드로에게 이런 답을 들으셨을 때 주님께서는 참으로 기쁘셨을 것입니다.
주님은 시몬에게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17절)고 하시고, 상으로 베드로라는 이름과 천국 열쇠를 주셨습니다(18절). 그 자리에서 예수께서는 드디어 자신이 세상에 오신 궁극적인 목적을 알려주셨습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이렇게 자신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 제자들에게 알려주신 예수께서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자신이 죽으시고 부활하신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이 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21절).
참으로 비장한 마음으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인간들을 구원하시고 그 구원받은 자들로 구성된 교회를 세우고자 죽으시고 부활하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제자들과 함께 계시면서도 꾹 참으셨다가 베드로의 고백을 들은 후에 비로소 자신이 세상에 오신 궁극적 목적이 교회 설립임을 알려주셨고 그 일을 위해 죽고 부활한다고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죽으시겠다는 말을 하시자 베드로는 즉각 말렸습니다. 베드로는 죽는다고 말씀하신 예수님께 강력하게 항변했습니다. 여기서 항변했다고 번역된 단어는 영어 성경(NIV)에서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잡고 옆으로 가서 꾸짖었다(rebuke)고 표현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꾸짖었다니! 그만큼 그분이 죽으신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들이 지난 3년간 직업과 가족까지 버리고 예수님을 좇아 따라다닌 이유는 메시아 왕국이 건설될 때 왕으로 등극하실 예수님을 보필하면서 자기들도 요직을 차지할줄 기대했는데, 그분이 죽으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베드로의 이런 반응을 보신 예수께서는 그에게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라고 강하게 질책하셨습니다. 베드로가 받았을 충격은 가히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입니다. 충정을 알아주지 않는 것만도 야속한데, 자신을 사단이라고 부르는 예수 앞에서 그는 어쩔 줄을 몰랐을 터입니다. 예수님께 신앙고백을 잘해서 베드로라는 이름을 받고 이어서 천국열쇠도 받은 가슴 벅찬 순간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이번에는 예수님께 사단으로 불린 사실은 살맛을 잃게 만드는, 지옥 같은 순간이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혹독하게 질책한 주님은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를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이 구절은 영어 성경(NASB)에 “네가 하나님의 관심사에 마음을 세팅하지 않고 사람의 그것에 세팅하고 있구나”로 번역됐습니다. 즉 예수께서 세상에 오신 궁극적 목적인 교회를 세우는 일이 하나님 관심사인데, 너는 인간적 관심사에 마음을 두고 있다고 책망하신 것입니다. 교회는 창세전에 하나님이 계획하셨고, 성자 예수는 교회를 세우려고 세상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셨고, 성령께서는 세상에 오셔서 예수가 누구시고 무엇을 하셨는지를 증거하고, 교회를 세우기 위해 그리스도인들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십니다. 따라서 교회는 하나님의 역작품이요, 하나님의 관심사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이러한 주님의 목적과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반응해 졸지에 주님에게 사단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무엇이 베드로를 사단으로 만들었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관심사가 아니라 사람의 관심사에 마음을 집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날도 그분의 관심사는 인간들을 구원하셔서 그들로 구성되는 교회를 건강한 몸으로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로 하나님의 궁극적 목적인 교회를 세우는 관심사에 마음을 고정시키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베드로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세상 것에 마음이 고정돼 있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사단입니다. 당신은 베드로입니까? 아니면 사단입니까?
/박영철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주님의기쁨교회 담임
위 글은 교회신문 <61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