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07-12 14:41:10 ]
믿음으로 간절히 기도할 때
주님이 생각하시는 때에
주님이 친히 응답하시는
역사가 나타나게 될 것
얼마 전, 성령강림절이 지났다. 성령강림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공생애에 약속하신 대로 성령을 부어 주셔서 부활의 주님으로 우리에게 다시 오셔 영원히 함께 계시고, 공생애에 이루신 구원이 우리 가운데서 재현되게 하시는,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 되신 것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명절이다.
신학적인 면에서 성령의 오심은 예언·약속·성경의 성취이고, ‘부활의 확증’이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나님 우편에 계신 것을 성령께서 친히 확증해 주시기 때문이다.
또 성령의 오심은 ‘복음의 목적’이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우리에게 주신 목적은 성령의 약속을 받아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준비하신 모든 축복과 은혜와 생명과 권능을 우리가 상속으로 받아 누리고 다른 이들에게 나눠 주는, 하나님의 상속자가 되게 하시려는 것이다(갈3:14).
성령의 오심은 예수 생애를 재현하는 ‘부흥의 시작’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공생애에 이루신 모든 생명의 역사는 성령을 통해 재현된다. 성령의 오심으로 하나님 구속의 역사에 예수 생애가 다시 일어나는 부흥의 시대, 성령의 시대, 은혜의 시대가 시작됐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은 공생애 마지막 순간인 고별 설교에서 자신이 공생애 사역을 마치고 아버지께로 돌아가고, 아버지께로 돌아간 아들이 제자에게 다시 온다고 하셨다.
고별 설교 초반부에 예수님께서는 자기는 이제 아버지께로 돌아가야 하기에 제자들이 세상에 남아 예수님이 하신 일을 감당하는 부흥의 일꾼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 예수 생애를 재현하는 부흥의 일꾼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말씀하셨다.
첫째, 예수님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이 예수님이 하신 일을 감당하고, 나아가 그보다 더 큰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 말씀하셨다(요14:12).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라면 그분이 행하신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이 공생애에 하신 일은 한마디로 생명을 주는 것이었다(요10:10). 이 생명은 하나님의 생명이고, 하나님 아들의 생명이면서 동시에 아들을 믿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이다. 이는 심판받을 자에게 구원을 주시고, 멸망받을 자에게 영생을 주시는 하나님의 생명이다. 이 생명은 하나님의 사랑, 기쁨, 평화, 은혜, 진리, 자유, 소망, 비전 등 하나님의 속성으로 구성됐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생명을 받아야 사람이 거듭나서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있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자에게 이 생명을 주셔서 인간의 심령에서 솟아나는 샘물같이 되고 배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같이 되게 하셨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 예수님이 하신 일을 다시 감당하는 이유는 아들이 아버지께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아들이 아버지께로 돌아가면 아버지와 아들의 하나 됨이 완결돼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존재하게 되고, 그러면 아버지께서 보혜사 성령을 보내셔서 예수님의 제자들과 영원토록 함께하도록 하신다.
성령님은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또 다른 보혜사가 돼 그들 곁에도 계시고 그들 속에도 계시고 영원토록 그들과 함께 계신다. 즉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계셨던 것처럼 보혜사 성령님이 제자들과 함께 계시면서 도와주고 인도하는 보호자가 되시는 것이다.
예수님은 공생애 중에 육신을 입은 존재로서 제한성을 가지셨기에(요1:14) 제자들과 일정 기간만 함께 계셨다. 하지만 제자들에게 다시 오시는 보혜사 성령님은 육신의 제한성을 초월하는 무소부재한 하나님으로서 제자들을 제한 없이 돕는 존재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보다 더 넓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었다. 예수님은 이에 “그가 나보다 더 큰 일을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셋째,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이 하신 일들을 시행하려면 성령의 권능을 받아야 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요14:14)라고 거듭 약속하셨다. 이 말씀은 예수님 제자들이 예수 생애를 재현하는 일이 자신들의 경건과 능력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는 뜻이다.
예수님 생애를 재현하는 것은 오직 성령의 권능으로 이루어지는 주님의 역사이고, 주권적 은혜의 역사다. “내 이름으로 구하라”는 말씀은 주님께 기도할 때 주님의 살아 계심과 권능과 응답하심을 믿고 간절히 기도하고 나아가 지속적으로 기도하라는 뜻이다. 이렇게 믿음으로 기도할 때, 주님이 생각하시는 때에 주님이 친히 응답하시는 역사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김광수 특임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
위 글은 교회신문 <63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