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사회주의 핍박에도 거듭나는 베트남 기독교

등록날짜 [ 2019-08-05 21:02:26 ]

베트남 사람에게 전도하면
3년 이상 징역형
모든 종교활동은 신고한 후

승인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 하나님 말씀
담대히 전하고 가르쳐


46일간 베트남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그곳 5·6월은 우기(雨期)라 일 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이었다. 신학교에서 32시간 강의하고, 임시 담임목사로서 19번 설교 말씀을 전했다. 아침 8시30분이면 한인교회에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했다. 고온다습한 기후에도 무더위를 이기면서 신앙생활 하는 성도들, 땀과 눈물을 흘리며 힘을 다해 사역하는 선교사들, 그분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기독교 핍박이 심한 베트남에서 열심히 사역하는 신학생들을 떠올릴 때면 마음이 아려서 뜨거운 기도를 하게 된다. 강의를 듣는 그들의 영롱한 눈망울에 존경심을 표하고자 수업 시간 내내 서서 강의했다.


그동안 편지를 주고받고 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음식을 대접 하며 소식을 들었는데, 베트남에 직접 와 보니 이곳이 치열한 영적 전쟁터이며 기독교인이 수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매일 먹는 음식에서 대중교통에 이르기까지, 선교 목적으로 현지인을 만날 때마다 위험과 핍박이 도사리고 있었다. 선교사를 보낸 교회들도 종종 현지 사정을 세밀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선교사들이 해낸 일을 보면, 그들이 흘린 눈물과 헌신이 생각나 마음이 뭉클했다.


사회주의 국가, 45년간 국민 통제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 개인이 국가 감시를 받아 거주의 자유, 집회의 자유, 출판의 자유가 없다. 태어난 곳에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하고, 이사를 하더라도 거주민으로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모든 베트남 국민은 종교를 믿을 자유와 안 믿을 자유가 있지만, 안 믿을 자유를 침해하면 감옥에 가야 한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베트남 사람에게 전도하면 3년 이상 징역형을 받는 것이다.


베트남에 오기 전, 현지에서 20년 이상 생활한 교민들에게 베트남의 정치, 경제, 사회, 윤리 등을 알아보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베트남은 통제사회다. 개인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국가가 모두 안다. 가는 곳마다 초소가 있고, 누가 오가는지를 초소, 경비원, 택시기사, 공안 등을 통해 파악한다. 외국인은 가족이라도 신고하지 않은 개인 집을 사용할 수 없고 호텔에서만 여권을 맡기고 숙박할 수 있다. 결혼할 때도 관청의 허가를 받는다.


1975년 월맹(북베트남)이 월남(남베트남)을 멸망시키면서 베트남이 통일됐다. 베트남은 통일 후 목사, 교수, 언론인, 공무원을 처형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20년 이상의 감옥 생활을 버티지 못했다. 그 자손들과 체포되지 않은 목사들은 강제로 농촌으로 이주돼 최하 빈민층이 됐다. 군인도 중위 이상은 7년 이상 교화형을 언도받고 감옥에 갔다. 전쟁 전 간첩과 북베트남을 편들던 천주교 주교, 스님, 일부 목사, 지식인은 교화 목적으로 모두 감옥에 가거나 처형당하거나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북베트남 정권은 남베트남의 모든 재산을 일시 조사해 모든 거래를 중단시키고 전국 땅을 몰수했다. 몰래 재산을 거래한 사람들은 사형에 처했다. 배급제도로 전환하고 불평하는 사람들을 인민위원회가 즉결 처형하고 남베트남의 모든 기업과 재산, 예금을 빼앗았다. 기업과 건물, 좋은 집은 북베트남의 하노이 공무원, 정치인, 경찰, 군인에게 나누어 주었다. 호찌민에서 부동산을 하는 교포의 말에 따르면 지금도 큰 건물과 좋은 집은 하노이 권력자들의 소유라고 한다.


1986년 국민이 사회주의를 견디지 못하고 굶어 죽는 일이 빈번했다. 신자유경제정책을 발포(發布)했지만 사회주의 사상에 물든 사람들은 시장경제를 운영하지 못했고 15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외국기업을 유치했다. 통일 때 몰수된 재산을 반환하는 법도 발포했지만 땅은 여전히 국가 소유였다. 모두 WTO 가입과 외국에 보여 주기 위한 일이었다.


늘어나고 있는 베트남의 십자가
이런 베트남에서 하나님의 보호 아래 선교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베트남은 세계자유무역 때문에 기독교단 9개를 인가했고, 그중 침례교단이 2개다. 철저한 국가 통제하에 있지만 선교 현장에 하나님의 은혜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정부 허가를 받아 신학원을 운영하고, 교회를 세웠다. 사회주의 정부가 인가한 터라 신학교에서도 하나님이 없다는 마르크스-레닌 사상을 필수 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신분증에 종교 를 적게 되어 있어 기독교인은 공무원, 경찰, 군인, 공안 등이 될 수 없고 심지어 국립대학교에 갈 수도 없다. 교육 기회도 박탈해 철저히 최하위층으로 살게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고 가르치고 있다. 베트남 목사들과 함께 운영하는 베트남교회와 한인교회가 우뚝 세워져 있다. 그곳에서 베트남 청년들이 무역과 사업장의 기업을 이루는 믿음의 인물로 성장한다. 짧은 선교 기간 내내 중보기도의 능력을 보았다. 일을 완수하며 이 글을 쓰게 하시고, 아름다운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1:16).



/최현서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63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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