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라

등록날짜 [ 2020-02-18 21:16:21 ]

성도가 가져야 하는 믿음생활이란
추상이나 환상을 초월해
믿는 바가 객관적 실체로 이뤄지는 것


오래전 일이다. 8남매 중 장남인 내가 넷째 동생에게 물었다. “너 어느 고등학교에 가려고 하느냐?” 그때는 오늘날과 달리 고등학교 입학시험이 있었고, 명문 고등학교에 들어가려고 애쓰던 시절이라 큰형으로서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동생의 대답은 나를 화나게 했다. “뭐, 되는 대로 가지요.”


느긋한 동생에게 애가 타서 강권했다. “서울에 경기고등학교가 있는데 오늘부터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거기에 들어갈 꿈을 갖고 공부하거라.” 그러면서 다이아몬드 모양 경기고 배지를 그려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마루에 덩그러니 놓인 동생의 책가방을 발견하고 뒤적이다 깜짝 놀랐다. 교과서와 공책마다 ‘경기’라는 단어가 선명한 배지를 그려 놓아서다. 무척 기뻤다. 목표를 세우고 공부에 정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동생은 경기고등학교에 들어갔고 서울대학교에도 당당히 합격해 부모님께 큰 기쁨을 안겨 드렸다. 나 또한 흐뭇했고 하나님께도 영광을 올려 드렸다.


믿음이 ‘실상과 증거’라는 의미
우리 기독교인은 원대한 꿈을 꾸는 자들이다. 환상을 간직하고(욜2:28) 희망의 날개를 편다. 세상에서 재난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근심이 비바람처럼 몰아쳐도 험한 길을 헤쳐 나간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역사의 주인 되시는 우리 주 예수님, 임마누엘로 매 순간 함께 계시는 보혜사 성령님을 의지하며 인생살이를 이겨 내고 천국 소망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기도와 믿음의 꿈이 삶에서 이뤄지는 실체이기 때문이다. 믿음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실감 나게 나타나는 하나님의 사건이요, 행위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11:1~2),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찌니라”(히11:6). 믿음이 실상과 증거라는 의미를 차근차근 설명해 보겠다.


첫째, ‘신앙의 공식’을 정립하면, 신앙은 ‘바라는 것’ 대 ‘실상’, ‘보이지 않는 것’ 대 ‘증거’, ‘영적 세계’ 대 ‘물질 세계’, ‘본질’ 대 ‘현상’, ‘저 세상’ 대 ‘이 세상’처럼 이중적 의미와 내용을 동시에 함축한다. 믿음 안에서 ‘천국’은 죽은 다음에 닥칠 현실일 뿐만 아니라, 육신의 때도 경험하고 확인하는 대상이다.


둘째, 믿음은 바라는 것이 객관적 실체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에게 믿음이란, 추상이나 환상을 초월해 말씀을 통해 내가 믿는 바가 객관적 실체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곧 ‘바람’은 실상이고, 바라는 것들은 바로 이뤄지는 현실이 된다는 점이다.


셋째, 믿음은 살아 있는 현실적 행동이다.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에서 ‘증거’는 법률 용어이

며 재판의 근거가 되는 객관적 물증이다. 그래서 믿음은 애매모호하지 않은, 아주 분명하고 확실한 것이다. 성도들은 일상에서 믿음을 활용하되 믿음의 실체를 체험하고 고백해야 한다.


넷째, 신앙은 하나님을 아는 만큼만 믿는 것이다. 히브리서 11장에 열거한 믿음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눈앞에서 보듯 확실하게 믿어 큰일을 이뤘다. 노아는 하나님 말씀만 믿고 120년간 방주를 짓되 총적재량 43000t, 길이 135m, 폭 22m, 높이 13m인 거대한 규모로 만들어 인류를 보존했기에 메시아가 오실 길을 열어 놓았다. 어린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긴 것도 살아 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아는 자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의 결과였다.


기도 응답 늦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나님의 약속이나 기도 응답이 늦어지더라도 끝까지 믿음으로 밀고 나가자. 노아가 말씀을 굳게 믿고 120년간 흔들리지 않아 구원을 이룰 의(義)의 상속자가 된 것처럼. 앞길이 막막하고 갈 바를 알지 못하더라도 아브라함처럼 포기하지 말자. 어두운 터널 끝에 있는 예비된 밝은 길을 마음에 품자. 축복받은 야곱이 사닥다리 환상을 통해 ① 내가 너와 함께 있어(임재) ②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킬 것이고(보호) ③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고(인도) ④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으리라(성취의 약속)는 하나님 약속(창28:15)을 믿어 승리한 것처럼, 약속의 말씀을 믿고 붙잡아 다시 일어서서 정면 돌파하자. 갈수록 환해지고, 홀가분하고, 출구가 가까워지는 터널을 가는 게 기도하고 말씀을 믿는 성도의 삶이다.


 

/최종진 목사
前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前 한국기독교학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66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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