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5-16 11:11:29 ]
예배도 꼬박꼬박, 예물도 적당한 액수로
자신이 그어놓은 적당한 선, 미니멈
‘목숨을 걸고 사랑하라’는 말씀 못보는
함량 미달인 우리의 신앙 회개해야
주님을 사랑하고 순종하는 삶이 신앙생활인데 그리스도인으로서 겨우 그 명맥을 이어 가는 신앙을 ‘미니멈(minimum) 신앙’이라 합니다. 이는 최소한의 신앙을 말합니다. 이와 대조해 맥시멈(maximum) 신앙이란, 겨우 명맥만 이어 가는 신앙을 뛰어넘어서 최대한 주님을 사랑하고 충성하고 순종하는 신앙, 최대한의 신앙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근본적인 삶은 주님을 향한 맥시멈 사랑이어야 하는데도 이 둘 중간 지점쯤에서 줄타기를 하거나 저울질하는 나와 동료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어렵잖게 발견합니다.
스스로 ‘좋은 교인’자부하는 미니멈 신앙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구주로 믿어 구원받았기에 주일예배나 교회 모임 중 한두 개를 정해 매주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참석하고, 헌금도 적당한 액수로 내고, 되도록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스스로 양심에 찔리지 않을 정도로 신앙생활 하는 것을 ‘미니멈 신앙’으로 정의해 봅니다. 아마도 주일마다 예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예배드리고, 또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요구하신다고 생각되는 특정한 충성에만 순종하고 참여하면서 스스로 ‘좋은 교인’이라고 자부하는 신앙을 미니멈 신앙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터입니다. 과연 그 정도의 충성과 사랑으로 충분할까요. 주님은 우리가 그런 신앙인이 되기를 바라실까요.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마22:36) 묻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주님은 분명히 대답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22:37~40).
주님은 토를 달 수 없을 만큼 분명하게 답해 주셨습니다. 핵심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하는 정도가 자기의 목숨을 다해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웃 사랑에 관해 주님은 지상 사역의 마지막 날 밤에 주신 새 계명에서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13:34) 하셨습니다. 이런 주님의 말씀은 하나님과 이웃 사랑하는 일에 미니멈이 아니라 맥시멈을 요구하신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맥시멈 사랑 주셔
또 다른 말씀에서도 주님은 우리가 주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그분의 제자로서 미니멈이 아닌, 맥시멈의 삶을 요구하신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필수 요건이 ‘자기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라’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신 것을 우리는 성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및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14:26~27). 33절에서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고 선을 그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날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을 통해서 미니멈에 만족하고 맥시멈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우리의 허울 좋은 신앙을 경고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그어 놓은 적당한 선(線)인 미니멈, 목숨을 걸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의 대강령을 못 본 척하면서 함량 미달인 미니멈 신앙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신앙에 경고하시는 소리를 듣고 회개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길이며 하나님의 절대적인 수준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적당히 사랑하지 않으셨습니다.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목숨을 우리를 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의 그 사랑을 가지고 우리도 사랑하도록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맥시멈의 사랑을 주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미니멈이 아닌 맥시멈의 사랑으로 특징되는 신앙인의 삶을 살라고 요구하십니다. 지금 나의 신앙이 미니멈에 머물러 있다면 즉시 회개하고 맥시멈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박영철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주님의기쁨교회 담임
위 글은 교회신문 <67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