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하나님의 침묵, 인내하는 믿음

등록날짜 [ 2020-06-13 10:30:13 ]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있기에

현실적으로 이해되지 않을지라도

주께 맡기고 기다릴 줄 알아야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천길 벼랑 끝에서 100m 전. 하나님이 나를 밀어내신다.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m 전. 계속 밀어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m 전. 더 나아갈 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을 거야. 벼랑 끝. 아니야. 하나님이 나를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 테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그제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본문 中)


폐암 4기로 투병하는 제수씨에게 기도해 주었다. 제수씨는 허리가 아파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암 선고를 받았다. 뼈까지 전이된 상태. 생의 벼랑 끝자락에서 심연(深淵)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으리라. 그런데도 제수씨는 신앙의 날개를 퍼덕이면서 희망과 소망의 줄을 붙잡은 채 오늘을 버틴다.


인류의 고통에도 하나님은 왜 침묵하실까

“내가 들었으므로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로 인하여 내 입술이 떨렸도다 무리가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환난날을 내가 기다리므로 내 뼈에 썩이는 것이 들어 왔으며 내 몸은 내 처소에서 떨리는도다”(합3:16).


하박국 3장에 선지자는 환란의 날이 밀려오기에 “창자가 흔들린다”고 말하고, “떨린다”고 두 번이나 말한다. 그만큼 하박국은 무엇인가 몹시 두렵고 염려되는 세상에 놀라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 전체가 고통을 느끼고 있다. 70이 넘은 내 생애에 처음 겪는 일이기에 성경적 경고등으로 주목해야 했다. 이런 세계적 사건이 우연일 리는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며 모든 질서를 흩뜨렸다. 일상도 흔들린다. 세계적으로 사망자만 수십만 명에 이른다. 성경은 온 세계의 생태계를 바꾸는 전염병이 세계를 강타하는 것을 말세 징조로 예고하고 있다. 장차 전개될 마지막 하나님의 진노의 일곱 대접 재앙(계16장)을 예고하는 것이리라.


하박국은 자기 주위에 가득 찬 고통과 불의를 보고 하나님의 의로우심(신정론, 神正論)에 적용할 수 없어 고뇌에 찬 절규를 터뜨린다(합1:2~4). ‘세상이 어지럽고 죄악이 이렇게 만연하여 당장 망해야 할 것 같은데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은 왜 침묵만 하고 가만히 계시나이까?’ 하박국의 항의가 계속된다(합1:13~17). 왜 의인까지 고통을 당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하나님의 때를 믿음으로 기다리라

하박국의 심정이 곧 우리의 심정이다. 우리도 얼마나 답답할 때가 많은가. 그럴 때면 신앙인도 무력함을 느낀다. 하박국은 하나님의 대답을 듣기 위해 파수하는 성루에 서서 기다렸다(합2:1). 이에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대답하신다.


첫째, 정한 때가 있다.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합2:3).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질 시간이 작정되었다는 것. 분명히 하나님의 심판의 날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기다리라. “비록 더딜찌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정녕 응하리라”(합2:3).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가 있기에 비록 현실적으로 이해되지 않아도 하나님께 맡기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의인의 믿음은 인내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기어이 그의 정의를 위해 침묵을 깨시기에 인내로 기다리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을 위해 일하실 것이고 그들을 잊지 않고 계신다. 의인이 믿음으로 산다는 건 바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다.


셋째,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합2:4). 여기서 말하는 ‘의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을 말미암은 의인이다. 바로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다.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사망을 이기신 부활이라는 주님을 믿는 신앙의 힘을 말한다. 하나님의 맷돌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여전히 돌고 있으니 믿음으로 서라는 거다.


하나님은 오늘도 침묵하신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에게 주시는 동일한 응답이다. 정한 때가 있으니 기다리라. 믿음으로 살아라. 지금 우리에게 있는 믿음의 날개, 기도의 날개, 찬양과 감사의 날개, 하나님 자녀의 날개, 이미 주신 가족과 성도들의 사랑의 날개, 말씀의 날개, 성령님의 신유의 날개를 사용하여 높이 비상하길 축복한다.


  

/최종진 목사
前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前 한국기독교학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68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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