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코로나로 새삼 깨닫는 ‘한 사람’의 힘

등록날짜 [ 2020-06-27 10:54:43 ]

한 사람 아담으로 말미암아

온 인류가 죄의 형벌에 묶였지만

한 사람 예수로 구원의 길 열려


코로나로 시절은 어수선하지만

복음 전하는 ‘한 사람’이 되어

위로와 평안이 넘쳐 나기를 간구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의 삶을 위협하며 ‘이 팬데믹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두려움을 줍니다. ‘코로나가 주는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 자신이 코로나에 걸리는 것도 무섭습니다. 그러나 더욱 걱정스러운 일은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코로나에 감염되는 것입니다.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나를 보호하는 것도 있지만, 나로부터 다른 사람을 보호한다는 책임감입니다. 코로나 탓에 예배드리는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집을 교회 삼아 드리는 예배는, 우리의 믿음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감염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만큼 코로나의 위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와 죄의 성질은 매우 비슷

코로나로 새삼스럽게 깨닫는 것은 ‘한 사람’의 힘입니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그 옆에 있던 사람이, 아무 상관도 없던 사람이, 그냥 스치기만 했다는 이유로 고통받고, 그 한 사람이 또다시 코로나를 전파하는, 가늠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더욱이 무증상 감염이 위세를 떨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염원이 되는 끔찍한 현실에 처하게 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가 사는 지역에 감염된 누군가의 동선이 계속해서 문자로 날아옵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당신 가까이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이런 의미를 전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문자를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걱정되고 찜찜한 느낌이 발목을 잡습니다. 이렇게 수개월을 보내면서 깨달은 것은 ‘코로나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듯 죄에도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적이 있었나?’ 하는 것입니다. 코로나와 죄의 성질이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5장 14절에서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 위에도 사망이 왕노릇하였나니”라고 말합니다. 단지 코로나에 걸린 사람 옆에서 밥을 먹었다는 이유로, 그가 만졌던 물건을 모르고 만졌다는 이유로 전염병에 걸리는 것처럼, 아담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아담 안에 있었다면 아담의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죄의 성질입니다. ‘나는 안 했는데요!’와 같은 말은 소용없습니다. 아담에게 속한 사람의 처지가 그렇습니다. 코로나가 폐쇄된 공간에서 특히 전염력이 강한 것처럼, 아담에게 속한 사람은 죄에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아담, 한 사람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그런데 사실, 코로나로 인한 위험을 감지하는 것만큼, 죄에 대해서는 그렇게 민감하지 못했습니다. 죄로 인한 위험과 그 결과가 훨씬 끔찍한데도 말입니다.


코로나만큼 죄에도 민감했으면

한 사람 아담으로 말미암은 죄의 형벌은 다른 한 사람으로 인해 해결됩니다. 로마서 5장 19절에서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고 합니다. 아담의 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죄는 그리스도의 집에서 충만한 은혜로 우리를 이끕니다.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에게 의지해서 우리는 새로운 세상에 들어선 것입니다. 아담에게 속한 사람처럼, 그리스도에 속한 사람도 한 것이 없습니다. 그냥, 한 사람 그리스도 때문에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되었고 예기치 못한 은혜를 경험했을 뿐입니다. 한 사람의 힘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한 사람 예수로 인해서, 우리 힘으로 결코 벗어날 수 없던 그 질긴 죄의 세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말입니다.


어떤 한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죄를 가져왔고, 어떤 한 사람은 모든 사람을 그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코로나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코로나만큼 예민하게 죄에, 은혜에 반응해야 할 때입니다. ‘나’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더욱이 그리스도의 집에 있는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은 ‘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한 사람’으로부터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새로운 생명이 전파되어, 우리를 위협하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위로와 평안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죄가 더한 곳에 하나님의 은혜가 더욱 넘치는 것처럼, 세상이 주는 위협과 공포가 클수록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평안과 위로가 넘쳐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호경 교수

서울장신대 신학과

위 글은 교회신문 <6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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