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3-22 14:03:01 ]
갈멜산 전투서 승리한 엘리야
외로움과 두려움 탓에 무너져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인물은
내 능력 한계 겸손히 깨닫고
전지전능한 주님만 배경 삼아
엘리야 같은 믿음의 사람에게도 처절한 위기가 닥칠 때가 있습니다. 엘리야는 인생에, 사명에 지쳐 버렸습니다. 무너질 수 있는 최후 한계선까지 내려가 무참히 탈진(脫盡)한 것입니다. ‘왜 엘리야가 무너져 내렸을까’라는 질문에 승리의 지점에서 자신도 모르게 교만한 탓이라고 지난 호에 말씀드렸습니다. 엘리야가 실패한 이유를 좀 더 알아 보겠습니다.
외로움과 두려움에 패한 엘리야
엘리야는 스스로 나 혼자만 남았다고 여겨 절망했습니다. 열왕기상 19장 13절에서 하나님이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라고 물으시자 엘리야가 낙심해 답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칼로 예언자들을 죽였습니다. 이제 오직 나만 남았는데 내 생명을 찾아 죽이려 합니다.”
이것도 사실은 교만한 말입니다. 자기만 의롭고, 자신만 하나님을 잘 섬기고, 자기만 하나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이제 혼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가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한 신실한 나의 사람 7000명을 남겼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이 땅에는 여러분과 함께하는 신실한 사람이 많습니다. 하나님께 진실하게 충성하는 분이 참 많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성도와 더불어 역사를 주관하시는 주님이, 성령님이 나와 함께 계심을 언제나 인식하며 당당해야 합니다.
엘리야가 실패한 또 다른 이유는 하나님의 음성보다 이세벨의 소리를 더 크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엘리야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자신감이 있었지만, 한 여인이 “네 생명을 기어코 죽이리라”고 협박하자 도망쳤습니다. 우리도 때때로 부정적인 말 한마디에 삶 자체가 흔들리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은 하나님의 음성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면 파괴적인 말이 들려옵니다. 거기서 도망친 엘리야가 죽기를 간구하고 쓰러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가 위급하고 아플 때 부모가 더 긴장하듯 하나님 아버지도 당신의 자녀가 무너질 때 더 긴장하십니다.
하나님을 배경 삼아 승리하라
엘리야가 위기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도망치던 엘리야가 로뎀나무 아래 지쳐 쓰러졌습니다. 성경과 기독교 역사를 보면 마지막 한계에 가서야 기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궁지에 몰려서야 내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께 도움을 절박하게 구하기 때문입니다. 그제야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존재임을 실감하며,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열흘간 금식하며 기도한 일이 있습니다. 최후의 순간 신비한 힘이 내 영혼과 심령에 가득 찼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배경으로 살라”, “하나님 배짱으로 살라”는 두 마디가 툭 떨어져 심령에 울려 퍼졌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고 보장의 언어였습니다. 그 뒤로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배경 삼아 그분만 믿고 살아갑니다. 내 일생을 새롭게 바꾼 중요한 전환점은 위기와 절망의 늪 속에서 하나님을 만난 후였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막막하고 암담할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신앙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주님께 빨리 돌아가는 게 지혜로운 결단입니다. 주님은 물과 떡을 준비해 엘리야를 어루만지면서 “일어나 마시고 먹으라”고 타일렀습니다.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대로 이뤄지는 사건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엘리야는 거기서 새 역사를 이룰 대단한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여러분, 탈진을 느낄 때 기도로 주님께 바짝 다가가고, 하나님 말씀을 읽고 들으며 깨달아 먹으세요.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어루만지셔서 새롭게 하십니다.
엘리야는 새롭게 사명을 깨닫고 비겁하게 도망쳐 온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하나님이 오늘 여러분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땅 끝에서부터 너를 붙들며 땅 모퉁이에서부터 너를 부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나의 종이라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버리지 아니하였다 하였노라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41:9~10)
사명의 길을, 인생의 길을 가는 데 이 음성으로, 이 말씀으로 헤쳐 나가며 승리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최종진 목사
前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前 한국기독교학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69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