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하나님의 나라와 천국 (5)

등록날짜 [ 2022-10-05 10:48:44 ]

지난 호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과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통치 행동인데 그것은 예수님의 공생애에 충만하게 나타났던 성령의 역사를 통해 이뤄지는 하나님 자신의 주권적 권능의 행동이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호부터는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의 구체적인 사역에 나타난 하나님의 나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마가복음에 따르면, 공생애 첫 사역은 예수님이 안식일에 가버나움 회당에 들어가 설교하실 때 더러운 귀신을 쫓아낸 사건입니다(막1:21~28).


이 사건은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귀신을 몰아내는 영적인 치유를 통해 나타났는가를 보여 줍니다. 예수님이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그의 교훈을 들은 사람들이 크게 놀랐습니다.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뭇사람들이 놀란 이유에 관해 마가는 “그가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이라”(막1:22)라고 말하여 예수님의 권위를 부각한 반면, 누가는 “그의 말씀이 권위가 있었음이라”(눅4:32)라고 말하여 예수님의 ‘말씀의 권위’를 부각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의 권위’는 설교 말씀이 사람들의 영혼을 뚫고 들어가 감동을 주고 충격을 주며 도전을 주는 것을 통해 사람들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의 권위는 나아가 사람들의 영혼을 지배하고 있던 ‘더러운 영(귀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그 더러운 영을 쫓아내심으로 귀신에 대한 그의 권위를 나타내셨습니다.


예수님이 설교하시는 중에 귀신을 쫓아내는 영적인 권위를 행사하시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마가는 “권위 있는 새 교훈”(막1:27)이라고 말하여 인간의 영혼에 감동과 충격을 주며 귀신을 쫓아낸 예수님의 ‘권위 있는 새 교훈’의 국면을 부각했습니다. 반면에 누가는 “권위와 능력으로 더러운 귀신들에게 명령한즉 그들이 나가는도다”(눅4:36)라고 말하여 ‘권위와 능력으로’ 더러운 귀신들을 명하여 쫓아내는 예수님의 ‘말씀의 권능’을 부각했습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공적 사역이 안식일에 회당에서 설교하시는 중에 귀신을 쫓아내는 사건이었다는 것은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통치 행동이 일차적으로 영적인 구원을 위한 권능의 행동인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영혼을 사로잡아 하나님을 떠나게 하고 불신과 불순종의 사람이 되게 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원수가 되게 만드는 사단, 마귀 세력으로부터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권능의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이러한 목적은 사울(바울)에게 나타난 주 예수께서 그에게 주신 복음 전도의 목적에서도 선명하게 제시되었습니다. “그들의 눈을 뜨게 하여 어두움에서 빛으로 사단의 권세에서 하나님께로 돌아가게 하고 죄 사함과 나를 믿어 거룩하게 된 무리 가운데서 기업을 얻게 하리라 하더이다”(행26:18).


악한 영의 공격에서 구원하는 하나님

하나님의 나라 도래의 첫 번째 국면인 귀신을 몰아낸 사역을 이해하려면 ‘귀신’과 ‘귀신 들림’에 관하여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귀신’으로 번역된 단어는 원어로는 ‘영’이며 그래서 ‘더러운 귀신’은 원어로 ‘더러운 영’입니다.


유대인들은 성령으로 행동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영적 존재로 이해했고 사단, 마귀라고 하는 악의 본체도 영적 존재로 이해했습니다. 요한계시록 12장 9절에는 사단, 마귀가 ‘큰 용’, ‘옛 뱀’과 연결되어 ‘온 천하를 미혹하는’ 근원적인 악의 세력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도 영적 존재이며 사단, 마귀도 영적 존재이기에 하나님의 영을 가리킬 때는 ‘거룩하다’는 형용사를 붙여 ‘거룩한 영’ 곧 ‘성령’으로 기록했고, 마찬가지로 사단, 마귀 편에서 서서 인간의 영혼을 공격하여 악하게 하고 더럽게 하는 세력을 ‘악한 영’, ‘더러운 영’, ‘흑암의 영’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낸 사건에 나오는 ‘귀신 들림’의 상태는 인간의 영혼이 귀신의 세력에게 완전히 사로잡혀 지배당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귀신이 인간의 영혼을 공격하는 몇 단계 진행 과정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집착(Obsession) 단계입니다. 이 단계는 악한 영들이 인간의 영혼을 공격하여 악한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거나, 음란한 생각을 하게 하거나, 두려움을 심어 주는 것입니다. 어둡고 더러우며 악한 마음을 계속 갖도록 해서 따라붙는 것입니다. 둘째, 압박(Oppression) 단계입니다. 악한 영이 따라오는 것을 물리치지 않으면 그 영이 내 영혼에 들어와서 자리를 틀고 나를 지배하며 압박하는 단계로 들어갑니다. 이 단계가 되면 악하고 더럽고 어두운 생각이 내 영혼을 공격하기에 내 영혼에 큰 상처가 되고 무거운 억압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셋째, 우울증(Depression) 단계입니다. 이 단계가 되면 내 영혼이 우울하고, 부정적이 되며, 자기를 비하하고, 모든 일에 의미가 없어지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됩니다. 심하면 자살 같은 극단적인 생각에 이릅니다. 넷째, 들림(Possession) 단계입니다. 악한 영이 나를 완전히 지배해 나도 내 영혼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성경에 묘사된 귀신 들림의 상태가 되든지 혹은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오늘날 한국 사람 중에도 우울증 환자가 많고 특히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을 정도가 된 것은, 영적으로 보면 악한 영들이 한국 사람들의 영혼 속에서 활개를 치고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근원적 파괴자인 사단, 마귀의 부하들인 이러한 악한 영들의 공격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통치 행동입니다. 예수님이 귀신을 몰아낸 권능은 넷째 단계뿐 아니라 그 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도 치유하시는 권능입니다(눅6:18; 행 5:16).



/김광수 특임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


위 글은 교회신문 <76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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