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4-13 21:23:18 ]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팬데믹 기간에도 KF94 마스크와 전도지를 건네면서 노방전도를 이어 갔다. 교회 주변에서 전도하곤 했는데, 근처 산책로에 나가서 “따뜻한 매실차 한 잔 드세요”라며 살갑게 대화하다가 반응이 호의적이면 전도지를 건네면서 복음을 전했다. 전도를 마친 후에도 지역주민의 마음 문을 열기 위해 의견을 모았다. 보리건빵 같은 전도용품이나 건강 정보를 담은 전도지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며 전도하는 데 한마음이 된다.
세상의 변화와 한국교회의 위기
『빅체인지 한국교회』를 쓴 최윤식 박사는 미래학자이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하나님이 세상을 ‘빅체인지(Big Change)’하신다”, 즉 크게 바꾸신다고 강조한다. 최윤식 박사는 “교회들이 세상의 변화에 부지런히 대응하지 않으면 하나님과 대치하는 새로운 신들이 경제, 사회, 정치, 문화에 등장하고, 교회들이 최선을 다해 세상을 이끌지 않으면 인공지능, 로봇, 200세 생존 시대의 꿈이 전지전능과 영생을 훔쳐 정신질환, 우울증, 소외감 등으로 새로운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어 한국교회가 위기를 통찰하고 어디로 빅체인지할 것인지 5가지 방향을 들어 제시했다. 5가지 방향은 다음과 같다. ①신중년은 청소년이나 청년보다 더 방황하는 세대가 된다. 신중년 세대는 미래 한국교회를 이끌고 가며 교회에 큰 역할을 할 세대이다. ②가정회복 사역과 증가할 1~2인 가구에 대한 치유사역. ③메타버스 영성.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비대면 환경, 온라인, 메타버스를 버리지 않는 청년, 청소년, 어린이 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와 미래에 나타날 ‘A세대’이다. ④통일 준비. 통일은 30년 이내에 가능한 미래가 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⑤지구 회복. 코로나19도 환경 파괴의 결과물이다. 십자가의 은혜는 인간뿐만 아니라 창조 세계의 치유, 회복, 구속을 목적으로 한다.
미래 통찰은 예언과는 다른 성격의 일이다. 예언은 틀리지 않아야 하는 하나님의 말씀이고, 인간의 통찰은 시점이 정확하지 않고 일찍 오거나 늦게 올 수 있다. 최윤식 박사는 2013년에 『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를 출판했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이 한국교회에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한국교회 목사님들은 어리둥절하였지만 10년이 지난 2023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그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성장기가 아니라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라고 진단하며 “출산율의 급속한 하락, 경제 불안, 동성애 옹호와 같은 정치 변화, 교회지도자에 대한 불신, 대형교회의 불안, 노인 인구의 증가 등으로 한국교회 교인 수가 2050년경에는 400만 명대로 줄어들 수 있고, 주일학교는 40만 명대로 줄어들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부흥의 원동력, 믿음과 충성
100여 년 전 함경남도 원산에서 로버트 하디 선교사가 “자신의 선교 사역이 실패한 것은 약한 믿음과 교만 그리고 성령 임재 체험이 없기 때문”이라며 통회자복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자 성령의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지금 한국교회도 이렇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회개하고 교회의 본질, 성도의 본분으로 돌아가야 한다. 원산과 평양에서 일어난 회개 운동 이후 한국교회는 예수님과 제자들과 사도 바울처럼 ‘오직 믿음’으로 사랑하고 충성하며 세상에 물들지 않고 세상을 다스리는 거룩한 사역을 감당해 왔다.
교회의 부흥과 변화는 믿음과 충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믿음은 자신의 가치관을 그리스도의 발 앞에 굴복하는 일이며, 충성은 믿음을 행동으로 증명하는 일이다. 교회 부흥은 목회자와 성도 모두에게 믿음과 충성을 요구한다. 성령이 말씀하실 때, 먼저 목회자가 교회 부흥을 원해야 하고 기꺼이 믿음과 충성을 드려야 한다. 목회자가 안녕과 편안함을 위해 일하고 희생을 외면하는 직업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면 교회를 성장시킬 수 없다. 목회의 척도는 목회자가 얼마나 충성하고 희생했느냐가 기준이 된다. 미국의 피터 왜그너는 미국 교회가 일 년에 수천 교회씩 문을 닫던 시기에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목회자 5000명에게 “당신의 교회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더니 응답 중에 절반이 넘는 목회자들이 “현상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었다. 한국교회의 현재를 보는 것과 같다.
구원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지만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는 일은 구원받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엡2:8, 엡4:13). 목회자와 평신도가 교회의 목적을 분명히 알고 이를 이루기 위해 믿음과 충성을 드리지 않으면 성장의 열매를 얻을 수 없다(행2:42~47).
전도대원들이 노방전도를 나가기 전 결의하는 마음으로 주먹을 꼭 쥐고 외치는 구호가 있다. “전도는 습관이 될 때까지, 전도는 주님 오실 때까지”, “전도대상자는 나가면 있고, 안 나가면 없다. 입을 벌리면 있고, 입을 안 벌리면 없다.”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시19:8). 성경이 말하는 순결은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삶의 기준으로 삼는 상태를 가리킨다. 하나님의 말씀 자체가 정직이고, 기쁨이고, 순결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품을 때만 순결해질 수 있다. 하나님은 전도인들에게 순결의 행복을 주신다. 한 사람, 한 교회가 하나님의 기준으로 ‘빅체인지’하면 한국교회 전체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된다. 전도인에게 이런 꿈과 비전과 행복을 주시니 감사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79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