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5-19 14:18:34 ]
내 인생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기회였음 깨달아
지금 내 나이에 지나온 과거, 숨차게 달려온 삶, 우여곡절 많던 인생길을 새삼스레 들춰 보니 모든 게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개입된 섭리가 만든 ‘기회’였다는 것을 깊이 깨달으며 감사하게 된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기회라는 현실과 항상 마주하는 진행형이다. 그 ‘기회’라는 우연 아닌 우연으로 우리는 여전히 이끌려 가는 것이다.
긍정적인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다가오는 빛인데도, 준비된 자 중에는 그 기회를 제때 꽉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늦게 그 기회를 붙잡는 사람도 있다. 반면, 준비가 부족해 수없이 찾아온 기회를 놓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탓에 기회랄 것도 없는 자도 있다.
그래서 뒤늦은 후회의 삶을 살아가는 자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기회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 다가올지, 어떤 방법으로 다가올지, 어느 방향에서 다가올지 모르는 것이다.
내 영혼의 때를 위한 준비
그런데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기도는 긍정적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복이며, 기도로 하나님의 용기와 지혜를 얻기도 하고, 기회의 순간임을 알게 하여 행동하게 하기에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 가게 한다.
내가 교수로 있다가 총장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되던 시점이었다. 당시 대학교 이사회는 전무후무하게 전 세계에 총장 모집 공고를 냈고,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총장 후보가 나서는 상황이었다. 여러 후보 중 한 분은 이사장과 대학교 동기였고, 이사들을 동기로 둔 후보도 2~3명이나 포진해 있었다. 총장 선거가 다가올수록 당선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던 한 후보가 거의 확실시되어 여론과 신문에서는 차기 총장이 거의 확정된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에 나는 정치적 배경도 없고, 학연도 지연도 없어 총장이 될 가능성이 낮았다. 그래서 하나님이 배경 되어 주시도록 기도하리라 마음먹고 오산리기도원에서 3일간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3일째 기도하던 중 내 마음과 영혼을 감싸는 응답의 확신을 강하게 경험했다. ‘아! 하나님이 나를 총장 만드시네! 내가 총장이 되네!’라는 확신과 감동이 깊이 울려 왔다.
그리고 며칠 후 진행된 총장 선거 이사회 날. 기적이 일어났다. 하나님이 주신 확신대로 내가 총장으로 선임된 것이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셨다. 모든 인간적 가능성을 물리치고, 하나님은 하나님의 방법과 섭리로 나의 길을 열어 주고 인도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기도를 통해 기회를 여시고, 역사를 만드시고, 기적을 일으키신다. 그래서 나는 ‘기회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를 위해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나의 현장에 이뤄지도록 기도하고 그 기회가 현실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준비하고 기도하는 자는 어둠의 기회, 절망으로 인도하는 부정적 기회도 알아보고 그것을 물리칠 지혜를 얻어 피해 갈 수 있다. 그러나 준비하지 않고 기도하지 않는다면 망할 기회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여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내게 다가온 기회가 좋은 기회인 줄도 모른 채 놓쳐 버린다.
‘준비되었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올지 모르는 기회를 지금 당장이라도 오면 잡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도 하나님의 인도와 섭리와 도우심을 절대적으로 믿고 기도하며 주님이 기회를 열어 주시는 대로 따라가야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자에게 보인다!”고 한다. 기도하는 자에게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가 보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도 있다. 준비된 자도 계속 기도하며, 자기 스스로 노력하는 자에게 복된 기회가 주어진다는 의미이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거나 준비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설사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기회를 놓친다. “물고기가 몰려오게 하려면 먼저 물길을 통하게 하고, 새를 몰려오게 하려면 먼저 나무를 심어라” 하는 말은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근본적인 준비부터 갖추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은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성도들에게 찾아올 기회 중에 놓쳐서 안 될 것은 믿음의 준비와 타이밍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살아 있을 동안에 준비해야 영원한 기회,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
지금에 와서 곰곰이 나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니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고, 모두가 하나님이 주신 기회였고 인도였고 도우심이었다. 그래서 요사이는 하나님 아버지께 그저 감사가 우러나오고, 주님의 십자가 보혈의 능력이 더 위대하게 보이고, 성령님 임마누엘의 임재가 놀라워 찬양하게 된다.
“주여, 감사합니다.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최종진 목사
前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前 한국기독교학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79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