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6-29 17:38:03 ]
성경 읽기를 사모하게 하시고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하시니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고
주와 함께하는 하루하루 행복
신학교에 들어간 첫해에 영성이 깊은 몇몇 교수님들은 “매해 일독 이상씩 하여 나이만큼은 성경 말씀을 통독해야 할 것”을 학생들에게 당부하셨다. 그럼에도 성경은 일반 서적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양이 방대했기에 마음먹고 열심을 내도 1년에 일독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성경을 통독하는 훈련도 잘 되어 있지 않았으니 좋아하는 곳만 부분적으로 읽고 성경 전체를 통독하는 것은 어렵기만 했다. 특히 구약성경에서 족보가 들어 있는 역사서와 두꺼운 예언서들이 기피 대상이었다.
이후 신학교 교수가 되었는데도 과거 교수님들의 당부대로 내 나이만큼 성경을 읽지 못했다. 지난날 일기장에 쓴 메모를 보면 목사 안수를 받고 교수가 되었을 때 성경 통독이 20독이었던 것 같다. 영성이 깊은 목사님과 교수님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통치가 성경 말씀과 기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알고 계셨다. 그래서 내게도 성경 통독을 강조하셨음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하나님 말씀을 깊이 알게 하신 복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 자신이 그 백성의 하나님 되기를 소원하신다(겔36:26~28). 구약과 신약의 모든 기록이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며 하나님이 그의 의를 이루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셨다’고 나타낸다(신7:13, 요3:16).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심을 통하여 하나님이 이루시고자 하신 의를 우리가 믿으면 우리를 의롭다고 여기시는 것이다(롬3:24~26).
또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사람들이 범죄했을 때 구원하기를 포기하지 않으셨고, 하나님의 열심은 구약성경의 여러 선지자들과 예언자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실 것을 계시하셨고, 성령님은 예수님과 동역하셨다(롬1:1~4). 성경은 우리에게 구원에 이르는 길을 알려 주시고 하나님과 영원히 살 길을 인도하신다(시119:105).
신학교 교수 시절에 『깊은 영성과 삶』(침례신학대학교 출판부, 2010)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 책에 실린 열아홉 가지 주제 중 두 번째 주제가 ‘제2장 성경에 대해서’였다. 10여 년이 흐른 후 집필할 당시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을 비교해 보려고 했다. 성경 말씀을 사모하며 하나님을 알되 힘써 알기를 소원하는 현재 내 모습을 점검하려고 그 당시 쓴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 성경을 매일 읽는 사람은 12%, 일주일에 한 번 읽는 사람은 34%, 아주 가끔 읽는 사람이 43%, 한 번도 읽지 않는 사람이 12%로 드러났다. 말씀을 읽는 이유는 하나님의 명령이며(딤전4:13), 하나님의 신령한 복이 있기 때문이다(계1:3). 또 말씀 읽기는 영적 성장에 절대적이고(행20:32), 복음의 비밀을 알게 하고(엡6:19), 삶의 양식이 된다(마4:4). 그러므로 말씀 읽기는 맛있는 음식을 대하듯이 읽어야 한다(렘15:16, 욥23:12).
말씀 읽기는 1년에 1독을 목표 삼는다면 매일 3장씩 읽으면 되고, 성경 통독 계획은 평생 자신의 나이만큼 읽어야 한다.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성경 안에서 인생에 필요한 지혜와 방법을 발견한다. 전문 사역자가 될 사람들은 매일 1시간 이상 기도하고 성경 10장을 읽는 것을 습관으로 해야 한다. 교회 사역의 능력은 기도와 말씀으로 되는 것이다.”(『깊은 영성과 삶』 p.58)
내가 은퇴할 때 성경 통독이 43독이었으니 지난날 쓴 글에 부족할뿐더러 주님께도 송구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내가 어떻게 하나님의 명령과 복음의 비밀을 깊이 알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하나님의 신령한 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
하나님은 내게 은혜를 주셔서 늦게나마 성경 읽기를 사모하게 하시고, 하나님을 알되 힘써 하나님을 알게 하시는 시절을 주셨다. 감사하게도 성경 통독한 횟수가 이제는 내 나이를 많이 넘어서고 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하신 주님께 깊이 감사한다.
나이가 들면서 성경을 읽는 것이 쉽지 않고 육신이 연약해지다 보니 때론 힘들고 고통도 따른다. 하루에 성경을 3~4시간 정도 대하다 보면 눈이 침침해지고, 몸이 굳어지고, 뼈에 통증이 생긴다. 성경 본문을 빼놓지 않고 집중하기 위해 낭독 성경을 듣다 보면 어떤 때는 낭독하는 소리가 귀를 아프게 한다.
육신의 고통도 육신의 고통이지만, 하나님의 진리의 높이와 넓이와 깊이와 무게 앞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반면 사랑 많으신 하나님의 열심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전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구절들을 읽으면서 무척 행복해하기도 하다. 성경 읽는 행복은 그렇게 계속된다.
<하편에 계속>
/최현서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전 대학원장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8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