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7-24 11:14:26 ]
하나님을 경외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아 거둘 만한 열매 없는 현실
무화과나무가 말라 버린 것처럼
예루살렘도 심판의 대상임을 경고
바리새인과 헤롯당이 예수님의 말씀을 책잡으려다 실패하자(막12:13~17), 이번에는 사두개인들이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합니다. 사두개인들은 다윗 시대에 대제사장이던 사독 가문의 후예로서 바리새인들보다 더 부유하고 강력한 지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모세오경만 인정했기에 “부활도 없고 천사도 없고 영도 없다”(행23:8)라고 믿었습니다. 부활도 믿지 않는 이들이 영적으로 백성을 하나님께 인도해야 할 제사장을 맡았으니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입니까? 사도 바울은 만일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도 거짓이요, 그분을 믿는 우리들의 신앙도 허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고전15:12~17). 부활과 영생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자 소망임을 기억합시다.
사두개인들이 예수께 와서 “맏형이 자식이 없이 죽은 후 둘째가 형수와 결혼하고, 이렇게 일곱 형제가 다 한 여인을 아내로 맞았다면 부활 때에 이 여인이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라고 묻습니다(막12:19~23). 모세의 계대(繼代) 결혼법을 가지고 질문하는 내용입니다. 계대 결혼이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지파의 가문과 재산을 유지하려고 정해 놓은 율법입니다(신25:5~10). 가령 장남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가문은 이을 자가 없어 멸절하므로 장자의 형제가 형수와 결혼하여 가문을 잇도록 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두개인들에게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하므로 오해함이 아니냐”라고 하십니다(막12:24). 사두개인들은 모세오경만 믿고 다른 성경의 내용을 조화롭게 알지 못하기에 하나님의 섭리에 무지하여 말씀을 오해했습니다. 사두개인들은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했다는 창세기 말씀은 믿었으나 부활의 능력은 믿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지혜와 바른 신앙은 하나님이 전지전능하다는 사실을 믿고 그 말씀 전체를 조화롭게 믿을 때만 얻을 수 있습니다.
이어 예수께서 사람이 부활하여 천국에 가면 장가도, 시집도 아니 가고 천사처럼 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막12:25). 또 예수께서는 그들이 믿고 있는 출애굽기 말씀을 인용하십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니라”(출3:6) 말씀에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었도다’가 아니라 ‘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날 믿음의 조상들이 살아 있을 때만 그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지금도 그들은 살아 하나님과 함께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하나님은 산 자의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사두개인들은 모세오경을 수없이 읽었으면서도 그 속에 영생과 부활의 증거가 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성경을 형식적으로만 공부했기에 부활과 영생의 진리를 말씀하신 내용을 읽고 배우면서도 그 진리를 발견하지 못한 것입니다.
부활 후 한 아내에게 여러 남편이 있다는 것은 유대인의 사고에서는 불가능한 일로, 결국 사두개인들은 계대 결혼법이 부활이 없음을 입증해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부활 교리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부활 후에는 결혼하는 일이 없고 결혼 제도는 오직 이 세상에만 속한 제도임을 밝혀 영적 세계에 무지한 사두개인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가장 큰 계명
이번에는 한 서기관이 예수께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가장 큰지를 질문합니다. 서기관은 하나님 율법을 필사하고 또 해석하는 역할을 담당한 율법학자, 즉 구약 성경의 전문가입니다. 자신이 연구하는 율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무엇이냐고 질문한 것입니다.
예수께서 계명 중의 첫째, 곧 율법의 중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라고 대답하셨습니다(신6:4~5). 이 말씀은 흔히 ‘쉐마’라고 불리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구절을 아침저녁으로 암송했습니다. ‘쉐마’는 ‘들으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이스라엘아 들으라”는 말에서 나온 것인데, 하나님이 유일한 주(主)이시므로 그분께 순종하고 경배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유일한 경배자로 섬기는 것이 율법의 목적임을 먼저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을 전인격을 다하여 사랑하라는 말씀이며, 하나님께 대한 사랑은 율법의 핵심이자 열매입니다(롬13:10).
또 예수께서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레19:18). 여기에서 말하는 사랑은 아무 조건 없이 우리를 순수하게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곧 아가페 사랑입니다. 성도의 이웃 사랑은 결국 하나님 사랑의 확대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독생자를 내어 주셨고, 하나님께서 나 같은 죄인을 자녀 삼아 주셨으니 내 힘으로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도 하나님 사랑으로 능히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서기관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형식적인 예배가 아닌 진실한 예배가 먼저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막12:33).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하나님의 나라에 멀지 않도다”(막12:34)라고 하십니다. 이 서기관은 아직 하나님 나라 백성이 아니었습니다. 지혜로운 답변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한 회개이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예수님은 예루살렘의 많은 지도자들과 대화하면서 예루살렘의 상태를 포도 농부의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막12:1~11). 바리새인과 헤롯당은 외식하며 하나님의 아들을 시험하는 자요, 사두개인들은 하나님 말씀을 오해하는 자요, 서기관들은 하나님 말씀을 잘 아는 것 같지만 진짜 알아야 할 그리스도를 모르고 더 나아가서 외식하는 자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진단하신 내용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도, 그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자도 보이지 않아 거둘 만한 열매가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무화과나무가 말라 버린 것처럼 예루살렘도 하나님 앞에 심판받을 대상이 된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 강해 (34)
위 글은 교회신문 <859호> 기사입니다.